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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ul 22. 2019

포틀랜드 아트 뮤지엄

포틀랜드 여행 #15 미국 서부 해안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

[포틀랜드 : 포틀랜드 아트 뮤지엄]



1892년 세워져 태평양 인근의 서부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으로 포틀랜드 시민의 자부심이 된 포틀랜드 아트 뮤지엄. 미국 대부분의 미술관,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포틀랜드 시의 유력 인사들이 모여 시민을 위한 문화 시설을 만들기 위해 부지를 마련하고 건설과 작품 수집에 필요한 돈을 모은 덕에 태어났다.


처음에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계속 확장과 증축, 보수를 거듭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데, 박물관과 특별전시가 많이 열리는 메인빌딩, 현대미술 작품과 사진 전시를 여는 별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두 공간은 지하 통로로도 연결이 된다. 두 빌딩을 둘러보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할테니 일정을 미리 확인해놓아야 할 듯.

  

표를 사려고 줄 서 있는데, ‘관광객이냐’며 앞에 선 여성이 말을 걸어온다. 오레건 주 박물관과 미술관 후원회원이라 자신과 함께 입장하는 사람은 입장료를 10달러 할인해주니 같이 들어가자는 제안에 함께 입장했는데 고맙다고 팁을 줄 수도 없고 그냥 있자니 뭔가 미안하기도 하고. 낯선 사람에게 보여준 호의가 고마워서 뮤지엄 숍에서 작은 선물을 사서 전해주고는 마음 편하게 관람 시작. 


본관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같은 유럽 컬렉션과 근대 미국 작가들의 작품, 인디언 원주민의 예술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별관에서는 현대미술과 사진, 설치, 비디오 작업 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기억에 남은 작품은 알약과 해골, 포르말린에 보관한 동물 등 조금은 그로테스크하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데미언 허스트의 체리블로섬 7점 시리즈 특별전. 신인상주의 화가인 쇠라나 시냐크 등이 선보인 점묘법을 연상케 하는 터치로 흐드러지게 날리는 벚꽃을 그렸다. 커다란 캔버스 가득 채운 꽃송이들이 진짜 날려서 나에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가 순간적인 재치나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만들어준 전시였다.



뉴욕이나 파리의 대표적인 미술관, 박물관이 주는 묘한 냉정함과 다르게 포틀랜드 아트 뮤지엄은 규모나 구성과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편하고 친근한 느낌을 준다. 다음 번 전시는 한국화 전시인 듯했는데 일정이 맞았으면 좋았을 뻔했다. 내년에는 조지아 오키프의 대규모 전시를 준비중이라는 소개도 받았다. 떠나기 아쉽지만 언젠가 꼭 다시 와보고 싶은 기분 좋은 미술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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