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report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느새 2019년의 마지막 날이 되었고, 이제 내일부터는 2020년대를 살아가게 됩니다. 연말에 휴가를 보내며 우리 두 사람은 2020년대(2020-2029)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맛있는 것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결론은 “각자 알아서 원하는 대로 잘”이었습니다.
부부라 하더라도 원하는 삶의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함께 즐기는 것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함께 여행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술을 조금 마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도 좋아하는 술이나 메뉴가 다르고 둘다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지만 선호하는 장르는 다르지요. 취향이 같은 것은 같아서 함께하고 다른 것은 또 달라서 서로의 세상을 넓혀주니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런 차이를 인정하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적어도 직업적인 상황에서는 나보다 나이가 더 든 사람보다는 훨씬 더 젊은 사람들과 일하게 됩니다. 나이가 더 들었다고 더 삶을 잘 살아온 것도 아닐 것이고, 나이가 적어도 덜 치열하게 살지는 않습니다. 나이나 경험과 상관없이 사람은 모두 각자가 자신의 삶에서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이는 모두 존중 받아야 할 것입니다. 나이와 지혜는 비례하지 않고 우리보다 젊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당연한 일이지요.
내년은 오래되어 별 의미 없는 경험을 바탕으로 섣부른 충고를 하기 보다는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잃지 말고 젊은 사람들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누군가가 조언을 요청하기 이전에는 참견이나 충고는 하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둘이 결심을 했습니다. 물론 누군가 저희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면 시간을 내어 기꺼이 기쁨과 슬픔과 고민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넓고 열린 마음을 갖는 것도 내년의 목표입니다. 시야 좁고 편협한 상태로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보는 눈을 점점 넓혀가며 ‘나이 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 보려 합니다.
다음달이면 Her-report를 시작한지 만 7년이 지나고 8년째로 접어들게 됩니다. 올 해는 저희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책을 쓰고 번역을 하고 직장에서 일하느라 Her Report 활동이 조금 적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먹고 마시고 여행하고 그때마다 느낀 것을 여러분과 공유하는 이 리포트를 쓸 때가 가장 즐겁고 마음 편합니다. 그 동안 저희 삶의 먹고 마시는 취향을 읽어주시고, 또 공감해주셔서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여행길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스타워즈> 완결편을 미리 보았습니다. 42년간 사랑해온(김은령이:) 긴긴 이야기의 마무리이다 보니 마음 한 곳이 말랑말랑해졌습니다. “Force Be With You.” 이 영화 전 편에 걸쳐 등장하는 ‘포스’란 결국 무엇일까 생각하다 결국 옳다고 믿는 방향, 궁극적으로 원하는 가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해 인사를 이렇게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여러분 모두 삶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에 더 가깝게 다가서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흔히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복의 양이 많기를 소망합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에는 그 복의 방향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되길 빌어볼까 합니다.
여러분께서 원하시는 삶의 방향과 여정에 행복과 행운이, 포스가 함께 하기를 빕니다. 늘 감사합니다!
2019. 12. 31
김은령&김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