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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Feb 20. 2018

‘살롱드뱅 세브’

나라 최고의 와인바

‘나라 최고 와인바’라 하니 화려하고 커다란 곳을 생각하시겠지만 6자리 바 카운터에 4인용 테이블 하나, 2인용 테이블 하나로 끝나는 공간이다. 

주인이자 소믈리에인 오쿠니시 료 씨는 츠지요리학교를 나오고 파리와 부르고뉴에서 와인을 공부한 후 나라로 돌아와 11년 전 이 작은 가게 ‘살롱드뱅 세브Salon des Vins Seve’를 열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술을 만든 곳인데다 좋은 사케 양조장이 많은 지역이라 와인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아서 사업이 쉽지는 않다고 한다. “나라 시에 전문 와인바는 서너 곳에 불과하지요. 서울에는 와인바가 많다고 해서 부러웠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있는 동안 매상을 책임지겠습니다!

매일 글라스 와인을 샴페인 두 종류,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 각각 서너 종류, 디저트 와인과 다이제스티브 와인 두세 가지로 바꿔 소개한다. 손님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시키지도 않고 과한 친절도 보이지 않아 오히려 마음 편하다. 대신 다른 일본의 레스토랑이나 바와 달리 와인 추천을 부탁하면 주저하지 않고 골라주는 단호함이 있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만큼 주로 프랑스 와인, 그중에서도 부르고뉴 와인을 자주 추천한단다. 하몽, 치즈, 건과일 등 간단한 안주를 곁들이니 하루 종일 여기저기 오가며 쌓인 피로가 풀리는 듯. 프랑스산 돼지고기로 만든 리에트는 정말 맛있어서 우리의 추천 메뉴!  

안주 뿐 아니라 식사도 가능하다. 본격 레스토랑이 아니어서 메뉴 제한이 있지만 전채와 메인, 디저트로 구성된 코스도 즐길 수 있다. 샐러드, 수프, 램찹 같은 요리를 눈 앞에서 금방금방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2017년 늦은 저녁, 와인에 치즈를 곁들여 먹고 디저트로 타르트 타탱과 서양배 플람베에 커피를 한 잔씩. 와인을 골라 서브해주고 안주를 내어 주고 코스 요리를 만들고 커피 원두를 갈아 바로 드립해주는 모든 일을 혼자 해낸다. 그가 만들어준 커피는 여행 동안 마셨던 그 어떤 커피보다 맛있었다. 내 커피잔이 오래된 마이센 잔이어서 더 기분 좋아 그랬을 수도 있지만!

西寺林町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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