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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Report Jan 30. 2020

동네 식당에서 맛본 따뜻한 스시

오카야마/구라시키 여행

한적한 거리를 천천히 산책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거세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다 들어간 곳은 '타이쇼테이(大正亭)'. 어디서 본 이름일까 생각했는데 호텔 콘시어주에서 추천해준 점심 먹기 좋은 동네 스시집이었다. 스시집이라기보다는 밥집이라 부르는 것이 더 나을 듯 한데, 이 집의 주메뉴는 역시 마마카리 스시. 고등어스시 3점과 마마카리 스시 3점, 단무지를 넣은 마키가 함께 나오는데 고등어 스시는 소금에, 마마카리 스시는 간장에 살짝 찍어먹으라고 한다.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누쿠( ぬく) 스시' 세트도 하나 주문했다. '누쿠 스시'는 초밥 위에 버섯, 콩, 박고지, 새우, 생선, 계란 지단 등을 얹어 히노키나무로 된 찜통에 살짝 쪄서 나온다. 긴키 지방 아래의 시코쿠 지역, 추코쿠 지역에서 겨울철 먹는 음식이다. 같이 나온 닭튀김과 회 몇 점, 맑은 장국과 계란찜에 디저트로 준비한 포도젤리로 이루어진 세트 메뉴는 뭔가 투박한데 나름의 맛이 있다.  

주방을 담당하는 할아버지와 홀을 담당하는 할머니 두 분이 전부, 관광객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그런데 영어 메뉴도 있고 할머니도 간단한 영어로 이 일대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것이라고 메뉴를 설명해주신다.


관광비수기라 오가는 사람들이 적어 한가한 식당, 우리 두 사람과 역시 비를 피해 들어온 독일 관광객 두 명이 오늘 점심 손님의 전부인 것 같아 내가 걱정이 되어서 신경이 곤두설 정도인데 할머니는 오히려 태평한 모습이다. 부슬거리며 내리는 비를 구경하다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스시로 몸도 데우고 마음도 데우고. 비가 그쳤으니 다시 또 걷기 위해 나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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