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삶은 여행 - 이상은
위태로웠던 청춘의 어느 날,
어디를 가야할 지 몰라 무작정 아무 버스에 올라 종착지 없던 길 위에 몸을 싣고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사랑만 잃었을 뿐인데 온 세상을 잃은 것처럼 너덜너덜해졌던 그 때, 귓가에서 초연한 위로가 되어주던 음악이 있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때 그 길가가 떠오른다.
창밖으로 막연히 지나가는 풍경들이 내 삶의 한 장면 같았고 결국 모든 순간도 그렇게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것이라고 설득하고 달래야 했던 청춘.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임을 온 몸으로 이해해야만 했던 그 때.
어떤 음악은 그렇게 애잔한 기억과 함께 삶의 한 장면으로 남기도 하는 것이다.
삶은 여행 - 이상은 (작사/작곡 이상은)
의미를 모를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헤어지고 나 홀로 걷던 길은
인어의 걸음처럼 아렸지만-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소중한 너를 잃는 게 나는 두려웠지
하지만 이젠 알아.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 걸-
용서해 용서해, 그리고 감사해
시들었던 마음이 꽃피리
드넓은 저 밤하늘 마음속에 품으면
투명한 별들 가득-
어제는 날아가버린 새를 그려
새장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 했을 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눈물 잉크로 쓴 시, 길을 잃은 멜로디
가슴과 영혼과 마음과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이제 다시 일어나 영원을 향한 여행 떠나리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간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수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