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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PO 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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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우리 Jan 17. 2022

T.P.O 스피치

 스피치도 시간, 장소, 상황에 맞추어야 한다.

매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이 가득 들어 있는 옷장을 바라보며 “왜 입을 옷이 없지?”하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어울리는 트렌디한 옷으로 옷장을 더 채운다. 새로 구매한 트렌디한 옷을 T.P.O에 맞춰 입고 외출한다. T.P.O가 무엇일까?


Time(시간) / Place(장소) / Occasion(상황)


을 뜻한다. 즉 옷을 입을 때는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적절한 옷을 입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우리는 어떤 장소를 갈 때 거기에 맞는 옷을 고른다. 등산을 할 때는 등산복을 입고 등산화를 신는다. 출근할 때는 깔끔한 옷을 입는다. 집에서는 편안한 옷을 입는다.

옷에 맞춰 신발, 가방, 액세서리를 맞추기도 한다.


우리는 나의 모습을 가꾸는 일은 외출할 때마다 관심을 기울이는데 왜 나의 말을 가꾸는 일은 무관심할까?     

내가 만난 수강생들은 다양한 이유로 스피치를 배우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원하는 것은 하나였다. “말 잘하는 방법(기술)”을 알려달라고 했다.      

물론 말을 잘하는 기술은 분명히 있다.

이렇게 말하면 논리적인 말하기가 되고, 저렇게 말하면 감동을 주는 말하기가 된다.

이런 기술을 잘 활용하면 말의 기술은 늘게 된다. 하지만 이 기술만을 사용하면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되기 쉽다.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왜 좋은 기술을 가지고 말만 번지르르 한 사람이 되는 것일까? 바로 이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즉 좋은 등산복을 입고 파티장에 가는 것, 멋들어진 턱시도를 입고 수영하는 것과 같다.     

T.P.O에 맞춰 옷을 입듯 T.P.O에 맞춰 말을 해야 한다.

 

영어에는 아침, 점심, 저녁의 인사가 다르다. 아침에는 아침 인사, 점심에는 점심 인사, 저녁에는 저녁 인사를 한다. 아침에 저녁 인사를 하면 상대는 ‘어? 뭐지?’하고 의아해한다. 지금 내가 대화하고 있는 지금의 시간에 알맞은 말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 나의 정체성이 여러 가지가 된다. 더불어 모임도 여러 가지이다. 오랜 친구 모임, 직장 동료 모임, 독서 동아리 모임, 골프모임 등 여러 장소 속에 내가 있다. 지금 내가 처한 장소에 어울리는 내용의 말을 해야 한다. 직장 동료 모임에 가서 어릴 적 내 친구 이야기만 한다면 상대는 그 말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직장 동료 모임에서는 회사의 일, 직장 상사의 욕, 일에 대한 비전 등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똑같은 사람들과 매일 만나도 우리가 겪는 상황은 매 순간 다르다. 회사에 업무상 큰 문제가 생겨 다들 전전긍긍하는데 그 속에서 어제 여자 친구와 맛집 갔었던 이야기 한다면 상황에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된다. 어제 여자 친구와 맛집 갔었던 이야기는 동료들과 커피 한잔 하면서 여유로운 상황이나 점심시간에 어울리는 소재가 될 수 있다.     


T.P.O에 맞는 말하기는 말하기의 기술보다 소통에 있어서 더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T.P.O에 맞지 않는다면 상대에게 전달되기 만무다. T.P.O에 맞도록 말해 소통력을 키우는 것이 나의 인품을 가꾸는 일이 된다. “저 사람은 참 센스 있게 말해.” 이 센스는 결국 T.P.O 알맞게 말하는 이들에게서 나오는 말이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 했던가? 내 모습의 완성은 말의 품격이다. 상황에 어울리는 센스 있는 말이 품격 있는 나로 가꾸자. T.P.O를 잘 파악해서 센스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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