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şver!보쉬베르

신경쓰지마!

by 고요한관종

복잡하고 시끄러운 사무실에서 일에 집중하기가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환경을 탓하기만 하면

나만 손해라는 것을 안다.

그냥 하는거지...

그렇게 오늘도 털털한척 마음을 잡아본다.


주변환경과 예민하게 한바탕 신경전을 치르고 난 후

맞이하는 점심시간은 매우 평화롭다.

사람들이 하나 둘 식사를 하러 나가고 어느새 사무실은 고요하다.

나는 또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

점심 한끼 굶는다 하여 내 건강에 이상증세가 오는건 아니니까

정신건강을 위해 오늘의 점심시간은 나를 읽어주는 시간으로 쓰려한다.


때론 밥 한끼가 내 영혼과 육체를 채워주기도 하지만

오늘은 뭔가를 채우고 싶지 않다.

그냥 쉬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게을러지는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고 열심히 배를 채울때

나는 나의 리듬을 찾고 싶은 것 뿐이다.

충분이라 하기엔 시간과 장소가 아쉽지만..

지금 이대로도 좋아_(누군가 알려준 폴킴의 25년 12월 신곡)


귀에 이어폰 꼽고 노이즈캔슬 기능을 켠다.

늘 그렇듯 좋아하는 피달소의 지브리 연주곡 "어느 여름날"을 유튜브에서 플레이 한다.


오늘 아침 출근길,

서울역 대합실에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코끝을 심하게 자극하는 버터향에 발걸음을 멈췄다.

어디서 나는 것일까. 오른쪽에는 태극당이 있었고 왼쪽에는 bricksand가 있었다.

둘다 구움 과자와 빵을 파는 곳인데..일단 태극당 안으로!

클래식한 한국 빵들을 만나니 버텨향의 빵 냄새는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팥도나스(옛날이름처럼)와 정체모를 빵 하나를 집어들고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생각보다 비쌌지만 파리바게트에 비하면 그다지 비싼것도 아니지.

그래도 태극당이니 맛은 있겠다 싶었다.


고요해진 사무실에서 나에게 집중하는 이 한시간이 참 귀하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으니까..

브런치를 열고 지금 글을 쓰고 있으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맛있어서 감탄하고 있는 팥도나스는

먹으면서도 "다음에 또 사먹어야지"라고 중얼거리게 만든다.




:D

보쉬베르! 컵에다가 적고 물을 마실때마다 읽는다.


좋아하는 튜르키예 말이 있다.

20년 전 (그때는터키)터키에서 1년 반 살때 배웠던 생활언어이다.


boşver!(보쉬베르)

boş는 "빈,자유로운, 한가한, 여유로운"

ver는 vermek이라는 동사의 명령형이다. "주다,건네다"

두 단어가 합쳐지면 "아무것도 아니다, 상관없다, 문제없다"

어떠한 상황에서 괜찮다, 잊어버려, 신경쓰지마와 같은 뜻으로 많이 쓰인다.

오늘 보쉬베르 할 일이 있다.

나의 복잡한 생각을 비어있는 마음과 신경쓰지 않는 마음으로 줘버릴것이다.



이 한마디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


boşver!

boşver!

boş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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