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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Feb 18. 2022

상체를 잡아주는 기립근 운동

몸 관찰일지 #3

오늘은 새로 산 운동복을 입고 필라테스를 하러 갔다.


필라테스를 시작하면서 네이비와 밤색 겨울용 레깅스를 한 벌씩 샀다. 상의는 평소 산책을 하거나 등산을 할 때 입었던 운동복을 입곤 했는데 헐렁한 사이즈라 옆구리나 배, 골반이 정확한 자세를 잡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상체에 꼭 맞는 크기로 베이지색, 검은색 상의를 한 벌씩 샀다. 레깅스를 살 때와 같은 사이즈였는데 상의는 조금 큰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는 한 치수 작은 사이즈를 사도 되겠다.


노란색이 많이 들어간 베이지색 상의와 밤색 레깅스의 조합이 마음에 들었다. 예쁜 것을 사고나니 행복하다. 지난 몇 년간 옷 살 일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 운동복으로 대리 만족 중이다. 거울을 보고 서서 머리를 묶는데 ‘내 몸이 이렇게 생겼구나’하는 것이 보였다.


배에 힘을 주고 똑바로 서서 양쪽 어깨의 정렬을 맞추고 골반과 발이 일직선이 되도록 섰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오늘도 텐션 높은 인사를 하며 들어오신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운동 시작해 볼게요!!”


필라테스는 항상 호흡으로 시작한다. 손을 교차해 양쪽 갈비뼈를 잡고 숨을 들이마실 때는 갈비뼈가 부풀어 올랐다가 입으로 내쉴 때는 가라앉는 것을 손으로 느낀다. 몸속으로 숨을 가득 넣었다가 입으로 소리를 내며 숨을 완전히 빼낸다.


하나, , , . ! 하나, , , .”


선생님의 신호에 맞춰 충분한 호흡을 하고 바렐이라는 기구에 올라간다. 오늘의 동작은 기구에 다리를 고정시키고 배와 엉덩이 힘을 통해 상체를 들어 올리면서 기립근이라는 등근육을 쓰는 운동이다.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에 앞서 배와 옆구리 근육을 잡는 운동을 먼저 했다. 운동을 할 때는 동작을 하면서 어디에 자극이 가는지 알아야 하는데 가끔 설명을 듣고도 감을 잡지 못하면 엉뚱한 곳에 힘이 들어간다. 자세를 교정해주러 오신 선생님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신다.


“자, 상체를 이용해서 빨래를 짠다고 생각해보세요. 고개는 많이 돌아가지 않아요. 더 더 더, 옆구리를 더 짜내요! 조금 더, 조금 더. 할 수 있어요! 고개는 머리카락 하나를 하늘에서 잡아당긴다고 생각하고 목이 더~ 길어져요. 그렇죠! 너무 좋아요!!”


준비 운동을 끝내고 본격적인 운동이 시작됐다. 배와 엉덩이 힘을 통해 상체를 들어 올려 날개뼈 뒤쪽에 힘이 가득 실리는 동작을 해야 하는데, 상체를 지나치게 들어 올리거나 배와 엉덩이의 힘이 충분하지 않으면 허리가 꺾여서 많이 아프다. 선생님은 ‘골반을 말아야 한다’는 표현을 쓰시는데 배에 무게 중심을 두고 힘을 줘 상체를 지탱하는 느낌이다.


하체와 상체가 일직선이 되는 지점에 대한 감을 잡아야 한다. 입으로 숨을 크게 뱉어내면서 동작을 하면 안 쓰던 근육을 쓰는 것이 고통스러우면서도 조금 더 잘 버틸 수 있게 된다.


거울을 보면서 동작을 확인하는데 왼쪽 어깨가 내려가 있다. 오른쪽과 수평이 되도록 상체를 맞추고 날개뼈를 모아 아래로 짜내듯이 등근육의 힘을 쓴다. 잠시 버텼다가 큰 숨을 내쉬며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평소에는 등근육이라는 것이 어떻게 자리를 잡고 있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등근육이 있어서 ‘내가 상체를 똑바로 세워서 앉을 수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하고 앉아도 계속 말려 들어가는 내 어깨도 힘이 없는 등근육과 관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사용한 근육이 ‘척주기립근’ 혹은 ‘척주세움근’이라 불린다.


새로 산 옷을 입고 운동을 하고 나오니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두꺼운 외투를 껴입어도 새로 산 반팔 운동복이 얇게 느껴졌다. 긴팔도 하나 더 사야지. 오늘 선생님이 입었던 검은색 긴팔 크롭티가 너무 예뻤다. 내가 입기에는 좀 남사스러운 느낌이지만 열심히 운동해서 자신감이 생기면 사봐야지.



몇 주째 장염이 가라앉지 않아 커피를 끊었다. 2주간만 해보기로. 이제 5일 차인데 커피 대신 핫초코도 마시고 과일 주스도 마시다가 이것도 자극적인 것 같아 차 종류로 넘어왔다. 그렇게 얼마 전 알게 된 카카오티.


주전자에 티를 5분간 우려 컵에 따르면 핫초코에서 진하게 느껴졌던 카카오향이 그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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