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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y 13. 2020

2.연역논증 2)명제논리
⑦논리적 동치

*유튜브 해설 : https://www.youtube.com/watch?v=-9e971RQjz4





지난 포스팅에서는 단순 동치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단순 동치란 두 명제의 진리치가 같은 관계를 뜻했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단순 동치와 비교하여 논리적 동치란 무엇인지, 또 논리적 동치는 논증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논리적 동치란 쉽게 말해 동의어 같은 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를테면 A라는 명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A를 두 번 부정한 명제는 결국 A의 또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겠죠. 예를 들어 다음의 명제를 보겠습니다.


철수는 남자다.


주어진 명제를 두 번 부정하면 ‘철수는 남자가 아니지 않다’ 라고 할 수 있죠. 이는 결국 ‘철수는 남자다’라는 명제와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이처럼 논리적 동치란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관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참고로 논리적 동치의 기호는 단순 동치의 기호 위에 알파벳 T를 써넣는 방법으로 나타냅니다. 즉 논리적 동치란 단순 동치인 동시에 두 명제의 의미도 같다는 사실을 함축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리하여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단순 동치란 A와 B의 진리치가 같은 관계를 가리키는 것이고, 논리적 동치란 진리치 뿐만 아니라 A와 B의 내용도 같은 관계를 가리킨다는 거죠. 그렇다면 단순 동치와 논리적 동치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요? 그 이유는 오직 논리적 동치만이 치환을 허락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상술하자면 단순 동치로 묶인 A와 B는 서로를 대체하지 못하는 반면, 논리적 동치는 얼마든지 서로의 자리에 대신 쓰일 수 있다는 거죠.


가령 다음의 두 명제를 보겠습니다.



두 명제는 모두 거짓이라는 진리치를 갖고 있으므로 단순동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A와 B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죠. 따라서 두 명제를 서로의 자리에 대신 쓰일 수 없는 관계입니다.


반면 다음의 두 명제를 보겠습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A 명제와 A의 이중부정 명제는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죠. 따라서 두 명제는 언제든 서로의 자리에 치환될 수 있는 동일한 의미의 명제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정리하면 단순 동치는 서로 간에 치환이 불가하며, 논리적 동치만이 상호 대치를 허락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다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과연 치환은 왜 중요할까요. 그 이유는 우리의 제한된 추론 도구를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선 포스팅들에서 살펴본 연언, 선언, 조건 명제를 응용한 논증들은 합쳐봐야 고작 다음의 8개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복잡한 연역논증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죠. 가령 다음의 문제를 보겠습니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주어진 논증이 타당한 논증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전제를 추가하여 논증을 완성하는 거죠. 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논리적 동치를 이용하지 못한다면 쉽게 풀리진 않을 겁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논리적 동치의 대표적인 열 가지 표현들은 살펴본 후 다시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번째는 ‘드 모르간’의 정리입니다. 이는 드 모르간이라는 이름의 수학자가 만든 것인데요. 앞선 포스팅들에서 연언 명제와 선언 명제를 열심히 학습하신 분들이라면 아주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먼저 A∙B 라는 연언 명제는 어떨 때 거짓일까요. 바로 A와 B 둘 중에 하나만 거짓이어도 A∙B는 거짓입니다. 즉 A∙B의 부정은 ~A이거나 ~B이거나 둘 중 하나만 성립해도 된다는 거죠. 따라서 두 기호는 논리적 동치를 이룹니다. 이를 자유자재로 응용하기 위해선 모양으로 기억하시는 편이 보다 편리하실 겁니다. 괄호 안에 있던 연언 기호가 선언 기호로 바뀌고 괄호 밖에 있던 부정 기호가 A와 B 모두에 적용된 모양이죠.


이러한 패턴은 선언명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A∨B는 어떨 때 거짓일까요. A와 B가 둘 다 거짓이어야 하죠. 즉 기호로 나타내면 A∨B의 부정은 ~A 그리고 ~B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드 모르간의 정리는 연역 논증에서 굉장히 많이 애용되므로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이어서 두 번째는 교환법칙입니다.



연언 명제와 선언 명제는 연산 순서가 바뀌더라도 똑 같은 의미라는 법칙이죠. 어렵지 않으므로 바로 넘어가겠습니다.





이어서 세번째는 결합법칙입니다.



이는 선언기호나 연언기호로 연결된 명제들의 경우 무엇부터 연산하더라도 무방하다는 간단한 법칙이죠. 이 또한 단순한 내용이므로 바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음으로 네번째는 분배법칙입니다.



조금 헷갈릴 수도 있지만 천천히 생각해보면 매우 당연한 내용입니다. 주어진 명제가 참이기 위해선 A가 참이고 그와 동시에 B 또는 C 둘 중 하나가 참이어야 하겠죠. 이 말을 다시 정리하면 A와 B가 참이거나 혹은 A와 C가 참이라는 뜻입니다. 바로 오른쪽 명제가 담고 있는 내용이죠. 따라서 두 명제는 논리적 동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괄호 안팎의 두 기호가 있는 자리를 바꿔보겠습니다.



주어진 명제는 괄호 안의 B와 C가 연언 기호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주어진 명제가 참이라면 A∨B와 A∨C도 각각 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둘을 연언기호로 합하면 오른쪽의 명제처럼 나타낼 수 있죠. 두 가지 형태의 결합법칙을 혼동하지 않도록 그 모양을 반드시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다섯번째는 이중부정입니다.



이는 앞에서도 수차례 확인했던 단순한 내용이므로 바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섯번째는 대우법칙입니다.



이는 조건 명제에서 학습했던 후건 부정의 법칙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서 조건명제 포스팅에서 우리는 A→B라는 조건이 주어졌을 때 B가 아니라면 A도 아니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했었죠. 즉 A→B라는 조건 명제는 ~B가 ~A를 함축한다는 명제와 대우 관계이자 논리적 동치 관계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일곱번째는 조건명제 변형 입니다. 먼저 정답부터 보여드리면 A→B라는 조건 명제가 다음과 같이 ~A∨B라는 선언 명제와 논리적 동치라는 내용인데요. 저의 조건명제 포스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는 내용입니다.



먼저 A→B가 거짓인 경우는 A∙~B가 참일 때였죠. 그렇다면 이를 한 번 더 부정한 ~(A∙~B)은 거짓일 것이고 이 명제는 A→B와 논리적 동치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앞서 배운 드 모르간의 정리를 통해 ~(A∙~B)을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습니다.



B의 이중부정은 B와 논리적 동치이므로 최종적으로 ~A∨B로 옮길 수 있는 거죠. 참고로 조건명제의 변형은 드 모르간의 정리와 더불어 연역 논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 중 하나이므로 반드시 숙지하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여덟번째는 단순동치 변형입니다.



A와 B가 쌍조건명제라는 것은 A이면 B인 동시에 B이면 A인 관계가 성립하는 명제였죠. 또한 A와 B가 둘 다 참이거나, 혹은 둘 다 거짓이라는 명제와도 논리적 동치를 이룹니다.




다음으로 아홉 번째는 수출법칙입니다. 이 표현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팁은 이렇습니다.



왼편의 명제를 보면 A이고 B이면 C라는 내용이죠. 즉 A와 B라는 조건을 갖추면 C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비교해 오른편의 명제는 A인 경우, B→C라는 조건명제가 성립한다는 내용이죠. 그런데 B→C이기 때문에 결국엔 A이고 B이면 C라는 이야기와 같은 말입니다. 따라서 둘은 논리적 동치라 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이러한 직관적 이해가 잘 와닿지 않으시는 분들은 진리치를 비교해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왼편의 명제가 거짓인 경우는 어떨 때일까요.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인 경우죠. 전건이 참이라면 A와 B는 참일 것이고, 후건인 C는 거짓일 겁니다. 오직 이와 같은 진리치에서만 왼편의 명제는 거짓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오른편의 명제는 어떨 때 거짓일까요. 역시나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인 경우죠. 그렇다면 A는 참이고 B이면 C는 거짓이어야 할 겁니다. 또한 B→C가 거짓이기 위해선 B가 참이고 C가 거짓이어야 하겠죠. 따라서 두 명제가 거짓인 경우에 해당하는 A, B, C의 진리치는 같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열 번째, 항진법칙입니다.


명제 A는 선언명제인 A∨A와, 연언명제 A∙A와 논리적 동치라는 내용이죠.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이 또한 실제 연역논증에서 애용되는 표현 중 하나이므로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이리하여 논리적 동치의 대표적인 표현 열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 내용을 토대로 앞서 내드렸던 퀴즈를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퀴즈의 내용은 주어진 논증을 타당한 논증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전제를 채워 넣는 것이었죠. 풀이는 간단합니다. 먼저 전제 1은 단순동치 변형에 따라 (A→B)∙(B→A)와 논리적 동치입니다. 따라서 이를 전제 3에 적어 넣으면 됩니다. 또한 전제3에 대우법칙을 적용하여 도출된 명제를 전제4에 적어 넣습니다. 다음으로 전제2에 드 모르간의 정리를 적용하여 도출한 ~A∨~B를 전제5에 적어 넣습니다. 이로써 주어진 논증은 타당한 논증임이 밝혀졌습니다. 전제 4와 전제5를 종합하면 언제나 ~A와 ~B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로써 논리적 동치에 대한 내용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방금 전 살펴본 문제와 같이 실제 연역논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동치의 위력은 상당합니다. 따라서 이전 포스팅들에서 살펴본 여덟 개의 대표적인 논증 방식과 더불어 이번 포스팅에서 학습한 논리적 동치 열가지를 모두 암기하시는 편을 권장드립니다. 다음 포스팅에선 이를 토대로 연역 논증의 타당성을 평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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