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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Jun 29. 2020

"누가 그들을 비정상인이라 하는가"

미셸 푸코,『광기의 역사』

https://www.youtube.com/watch?v=KjjJHB7kd7M





얼마 전, 50대 아들이 잠자던 80대 노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어머니를 살해한 피의자가 조현병 환자라는 점을 참작하여 형량을 결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러한 재판부의 입장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피의자의 살해 행위가 이성적으로 계획한 범죄인지 아닌지를 오늘날 사법부에서는 제법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기사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른 조현병 환자 중 약 20%가 감형을 받았다는 통계도 있죠. 하지만 이러한 소식을 접한 대중의 시선은 딱히 곱지는 않습니다. 피의자의 정신병 유무를 떠나 행위의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사법부는 왜 정신병 환자에게 감형하려는 경향을 보일까요? 다시 말해 이성에 따른 계획적인 범죄와, 망상이나 혹은 광기에 따른 우발적인 범죄를 구분하려는 걸까요? 광기를 통해 인간 이성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오늘의 책,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입니다.





먼저 『광기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푸코의 사상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두 가지 개념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전개념 ① 담론 권력

첫번째는 담론 권력입니다. 담론이란 현실 세계를 설명하는 지식 일반을 뜻하는데요. 가령 우리의 신체를 둘러싼 담론으로는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가 아름답고 건강한 것이다 라는 담론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신체 담론에 영향을 받고는 자신의 몸이 추하다 라는 인식을 갖기도 하고, 나아가 자신의 식단을 자발적으로 검열하거나, 혹은 간헐적 단식이라는 또 다른 담론을 외치며 계획적으로 굶주리기도 하죠. 바로 이것이 담론의 권력성입니다. 즉 담론은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작할 수 있다는 거죠. 만약 어느 날 한 과학자가 ‘형광등이 암 발병률을 10% 늘린다’라는 내용으로 노벨상을 수상한다면 수많은 가정은 서둘러 LED 조명을 구매하기 바쁠 겁니다. 이처럼 담론은 그 자체로 권력을 가지며, 그러한 담론 권력 아래 시민들은 일방적으로 담론에 종속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겁니다.



사전개념 ②인식틀

이어서 두번째 개념은 인식틀입니다. 인식틀이란 말 그대로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틀을 가리키는데요. 푸코는 이 인식틀이 시대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가령 우리가 창밖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창틀이 삼각형이면 세상도 삼각형으로 인식되고, 창틀이 사각형이면 세상도 사각형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시대와 지역 마다 인식틀도 다르므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도 그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한국의 연예인들은 30년 전만 해도 소위 광대 취급을 받는 등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직업 중 하나였지만 오늘날 연예인들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죠. 같은 맥락에서 실은 ‘광기’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해왔다는 것이 푸코의 주장입니다. 그럼 이제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기의 역사』가 천착하는 주제는 사실 광기 그 자체의 역사가 아니라, 광기를 대하는 이성의 역사입니다. 즉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인간의 이성이 광기를 어떻게 취급하고 규정했느냐 하는 것이 푸코의 관심사라 할 수 있죠. 푸코는 그러한 관심 아래 역사적 시기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따라서 본 포스팅도 이러한 시대 흐름에 따라 주요 내용을 압축 요약하여 전달하려 하는데요. 그에 앞서 시기별 내용을 간단히 약술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중세 시대에 광기는 다소 돌발적일진 몰라도 인간의 본성 중 하나라 여겨졌기에 특별한 국가적 제재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자 광기를 가진 사람들을 배에 실어 마을에서 추방하는 관습이 생기기 시작했고요, 이후 고전주의 시대에는 로피탈 제네랄이라는 일종의 수용소에 감금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근대에 와서는 광기라는 것을 정신병으로 분류하고 정신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게 됐죠. 이처럼 『광기의 역사』는 광기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는 사실을 풍부한 사료와 고고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밝혀내려 시도한 책입니다. 그럼 이제 각 시대별 내용을 좀 더 상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1. 중세


먼저 중세입니다. 푸코가 중세 시대에서 주목했던 사건은 다름아닌 나병 환자들의 수용이었습니다. 당시 중세는 나병의 전염과 확산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였는데요. 이에 프랑스에서는 로피탈 제네랄이라는 일종의 수용시설을 지어 나병 환자들을 격리 조치합니다. 사회의 안전과 질서에 해가 되는 사람들을 정상 사회로부터 배제한 거죠. 당연하게도 전염병이 있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놓으니 사회는 점차 안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오늘날 코로나 환자들을 격리하여 확산을 저지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 할 수 있죠. 아무튼 이로써 중세 사회는 한 가지 사실을 학습하게 됩니다. 사회에 위험 요소로 간주되는 사람들을 정상 사회로부터 배제함으로써 사회 안전에 기여할 수 있구나 하는 사실 말이죠. 이는 시간이 흐른 뒤에 사회에 해가 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수용될 수 있다는 의식적 바탕으로 작용합니다. 아무튼 푸코에 따르면 중세까지만 하더라도 광기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다만 조금은 신비스럽고 영험한 힘 정도에 지나지 않았죠. 따라서 이 시대에 광인은 평범한 인간이 이성적으로는 결코 접근할 수 없는 신적 세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물론 중세에 마녀 사냥이라는 끔찍한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이는 종교적 상황으로부터 비롯된 광신도적 현상이지 광기 그 자체에 대한 탄압은 아니었습니다.









2. 르네상스


그 뒤로 시간이 흘러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자 광기에 대한 인식은 크게 두 가지로 양분됩니다. 바로 우주적 경험과 비판적 경험인데요. 푸코에 따르면 전자는 우주적 질서를 직관할 수 있는 신비한 힘으로서의 광기를 의미하고요, 후자는 인간의 이성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명확하게 설명된 광기를 의미합니다.



아마 이 개념은 조금은 난해하게 들리실 것 같은데요. 한 번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가령 한 예술가가 명상을 하던 중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영감이 떠올랐다고 해보겠습니다. 잠시 후 예술가는 자신이 영감 속에서 발견한 하나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해냅니다. 이윽고 이 그림을 접한 평론가들은 저마다 그림에 대한 자신의 해설을 덧붙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의 특정한 해설, 이를테면 ‘이 그림은 전염병 바이러스로 붕괴된 현대 문명의 최후를 표현한 것이다’라는 해설이 주어진 그림의 공식적인 해설로 인정받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한 예술가가 최초의 영감 속에서 언뜻 발견한 이미지가 인간의 이성에 의해서 하나의 담론으로 규정된 겁니다. 이제 이 그림은 공식적인 담론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상실한 거죠. 이러한 도식을 이미지와 담론의 대립쌍이라 합니다. 이미지는 우주적 경험, 담론은 비판적 경험에 해당하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주적 경험이란 인간의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치 예술가가 영적인 체험을 통해 마주치는 찰나의 이미지로서 경험되는 것이라면, 반면 비판적 경험은 주어진 이미지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이성적인 담론으로 정리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푸코는 중세까지만 하더라도 광기에 대한 이 두 가지 인식이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었다고 말합니다. 가령 우주적 경험으로 인식되는 광인은 조금은 두려운 존재로서 배에 실려 국외로 추방당하기도 했지만 그 존재 자체가 부정되진 않았고요, 또한 비판적 경험으로 인식되는 광인들은 영적 세계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현자처럼 여겨졌던 겁니다.







3. 고전주의



그런데 고전주의 시대에 가서 광기의 균형은 무참히 깨어졌다고 푸코는 말합니다. 다시 말해 광기에 대한 우주적 경험은 사라지고 비판적 경험만 살아남았다는 건데요. 그 결정적 원인으로 푸코가 제시하는 고전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사건은 두 가지입니다. 천천히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첫번째로 데카르트가 발표한 저서 『성찰』은 이성과 비이성을 명확히 분리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유명한 데카르트의 제1명제 ‘코기토, 에르고 줌(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때문인데요. 데카르트의 이 명제로 인해 이제 인간의 존재 기반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 그 자체가 되어 버린 겁니다. 즉 이성만이 인간의 존재 근거이며, 따라서 광기에 휩싸인 사람들은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인간의 바깥에 놓이게 된 겁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전 시대들과 비교해 볼 때 더욱 확연한 대조를 이룹니다. 중세 시대의 광기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두 종류로 양분됐었죠. 그런데 돌연 고전주의 시대에 와서는 르네상스의 비판적 경험이 이성으로 분류되고, 그 반대편에 서있는 우주적 경험은 비이성, 곧 광기로 분류되죠. 이를 통해 푸코가 말하고 싶은 것은 데카르트로 인해 광기의 범위가 비이성으로 축소되었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광기는 이성적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어서 두번째로 대감금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대감금이란 1656년 파리 시민들을 대규모로 감금한 사건을 말하는데요. 당시 발표된 칙령을 살펴보면 대감금의 목적은 “모든 무질서의 원천으로서의 구걸과 무위도식을 막는 것”이라고 합니다. 감금된 사람들로는 매매춘 여성, 부랑자, 사기꾼, 무신론자, 광인 등이 포함되어 있었죠. 즉 대감금은 노동 활동에 열심히 임하지 않는 사람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처벌한 사건입니다. 여기서 우린 그 자세한 내막을 이해하기 위해 사건 너머에 숨은 종교적인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당시 기독교적 전통에서 노동을 게을리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불경스러운 죄로 간주되었다고 합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육체와 영혼을 바라보는 기독교적 이분법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본성을 죄라고 여기는 기독교 전통에서 영혼은 육체보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죠. 따라서 노동을 통해 육체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그만큼 영혼에 집중하고자 노력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열심히 노동하여 많은 재산을 축적할수록 천국문에 가까워진다는 자본주의적 전통까지 더해지며 노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죄인처럼 여겨지게 된 거죠. 그렇다면 이러한 내용을 견지해두고 다시금 아까 읽은 칙령을 읽어보겠습니다. “모든 무질서의 원천으로서의 구걸과 무위도식을 막는 것”, 즉 대감금의 목적은 일하지 않고 무위도식 하는 사람들을 수용해서 다시금 노동할 의지를 만들도록 교정하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겁니다. 푸코가 여기서 주목한 점은 시민들의 도덕을 국가가 행정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국가가 시민들에 대하여 일하지 않는 것이 죄라는 도덕적 판단을 내리고는 나아가 대감금이라는 행정 조치를 통해 시민들의 도덕을 관리하게 되었다는 거죠. 이로써 광인들은 데카르트적 사유로 인해 이성에서 벗어난 존재가 되었으며, 대감금 사건 속에서 그들은 도덕적 교정이 필요한 대상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정상화 작업이 필요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4. 근대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드디어 근대에 이르렀습니다. 이 시대에 광인들에게 발생한 결정적인 사건 중 하나는 바로 ‘광인들의 해방’인데요. 이는 다름 아니라 피넬과 튜크라는 사람이 광인들의 처참한 수용 현실에 충격을 받고 수용 시설에 개혁을 감행한 일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광인들을 대하던 당시의 행태를 대대적으로 뜯어 고치기 시작하는데요. 덕분에 오랜 시간 그들은 광인을 지옥으로부터 구원해 준 휴머니즘의 상징처럼 여겨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푸코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푸코는 그러한 광인의 해방이 또 다른 억압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그 이유는 피넬과 튜크 이후 광인들이 철저하게 정신의학의 대상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피넬과 튜크 덕분에 광인들에 대한 물리적인 억압과 폭력적인 관리 방식은 사라지긴 했지만 대신 그 자리엔 정신 의학적 관리 방식이 자리잡게 되었다는 거죠. 쉽게 말해 광인들은 죄수복을 벗고 환자복으로 갈아 입었을 뿐이라는 겁니다. 이제 그들은 광인이 아닌 정신병자라 불리게 되었으며 의사의 따뜻한 관심 아래 치료되어야 할 대상으로 바뀐 거죠.



실제로 오늘날 우리도 조금만 스스로 주의가 산만하다고 느껴질 때면 혹시 자신이 ADHD는 아닌가 걱정을 하곤 합니다. 즉 우리는 정신의학적 담론이 만들어 낸 정상/비정상의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며, 혹여나 자신이 비정상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쉽게 빠진다는 거죠. 푸코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러한 정상/비정상의 기준이 어쩌면 이성의 폭력은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가령 우리 앞에 A와 B라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때 A는 우리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부류의 사람이고, B는 누가 봐도 한 눈에 특이하다고 여겨질 만큼 괴짜 같은 사람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A는 B를 괴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B를 괴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납니다. 심지어 그들은 B가 비정상인이라는 이유를 논문으로 발표하여 정리합니다. 그리고는 B에게 정상인이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프로그램들을 강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담론 권력’입니다. 즉 A를 둘러싼 다수가 정상/비정상의 기준을 만들어 내고는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정상화 작업을 준행하는 거죠.




푸코가 무엇보다 우려한 것은 여기서 B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회가 만들어 낸 담론에 의해 일방적으로 규정 당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즉 비정상인은 언제나 정상인에 의해서만 해석되므로 평생 비정상인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죠. 이해가 잘 안 되신다면 B의 자리에 동성애를 집어넣어 보십시오. 담론 권력을 손에 쥔 이들이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규정한다면 동성애는 평생 비정상을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참고로 푸코 역시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그가 평생에 걸쳐 담론 권력의 폭력성을 고발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아무튼 이로써 『광기의 역사』를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푸코가 평생 동안 매달린 철학적 주제의 큰 틀은 ‘권력이 인간을 어떻게 통제하는가’였습니다. 푸코에 따르면 권력은 지식과 결탁하여 하나의 지배적인 담론을 낳습니다. 여기서 담론이란 세상에 대한 진리적 해석을 가리킵니다. 가령 이성을 가진 인간만이 합리적인 주체이다 라는 담론처럼 말이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세상엔 수많은 담론이 존재합니다. 이성에 대한 담론, 지식에 대한 담론, 감옥에 대한 담론, 성에 대한 담론 등 말이죠. 또한 사람들은 그러한 담론이 만들어 놓은 규율과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면서 담론에 의해 ‘구성’되기 시작합니다. 즉 인간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구성하는 주체가 아니라 담론에 의해 수동적으로 구성되는 주체가 되는 거죠. 보다 쉽게 말하면,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자발적으로 선택한다고 여기는 것들이 실은 전혀 자발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장기 프로젝트 업무로 지친 한 회사원이 주말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때 이 회사원은 여행을 떠난 것이 순전히 자신의 행복을 위한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어쩌면 그는 단지 거대한 여행 산업이 만들어낸 행복한 여가라는 담론에 저도 모르게 예속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푸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나’라는 주체가 외부 권력에 의해 구성되도록 방치하지 말고, 스스로를 구성하는 주체로 거듭나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주어진 담론을 해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지식을 통해 말이죠. 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이이제이의 교훈처럼, 지식 권력에 기반한 담론의 진실성을 판단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금 지식을 손에 넣어야만 하는 겁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매일 같이 유튜브를 통해 쏟아지는 사이비들의 거짓 담론을 세상의 진실로 오인하고 우리의 온 몸이 온통 가짜 담론으로 구성되겠죠. 아무쪼록 담론의 권력에 포획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구성적인 주체가 되길 응원하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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