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혹은 낙서
가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내리자마자 바로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의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차장이 비좁았던 지라 이미 주차된 차의 뒷자리 밖에 공간이 없었던 탓이다. 잠시 후 전화를 받은 차주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혹시 차를 몇 시 쯤 빼실 것 같냐'고 여쭤봤다. 다행히도 늦게 빼실 거니 안심하라고 흔쾌히 말씀하신다.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식당에 들어설 수 있었다.
미국 여행할 때 느꼈던 것 중 하나는 그곳에 살면 주차실력이 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땅덩어리가 넓은 탓인지 주차라인이 정말 널찍했다. 이제막 운전면허를 딴 사람도 미국에선 베스트 주차 요원이 되리라 확신한다. 혹 인구밀도가 높은 시가지는 사정이 다른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시골이든 도심이든 주차 문제로 속썩은 기억은 한 달 내내 한 번도 없었다.
공간이라는 게 참 묘하다. 실체가 존재하는 물리적 세계, 그니까 눈에 보이는 물질로서 존재하고 상호 소통하는 이 현실세계의 활동을 가능케 하는 건 누가 뭐래도 공간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공간을 통해서야 우리의 활동이 확인된다고 할까. 동양 철학에서 말하길 세계와 정신의 교차점이 육체라고 하지 않는가. 즉 우리의 정신이 이 세계에서 자기만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음은 육체라는 실체가 일정 부분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이 허락되어야 만지고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공간이 허락되야 체험이 시작된다. 주차장에 자리가 빈 덕에 마라탕을 먹을 수 있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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