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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r 16. 2021

1-4. 타당성과 개연성

재미로 읽는 논리학개론


*유튜브 강의 : https://www.youtube.com/watch?v=NjcDFmSNhyw




세상엔 수없이 많은 논증이 존재합니다. 가령 난민의 입국을 찬성하는 인권 운동가들의 논증, 채식주의 캠페인을 벌이는 환경 운동가들의 논증, 혹은 낙태를 반대하는 종교인들의 논증 등 우리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쉴 새 없이 논증이 생산되고 있죠. 그렇다면 이러한 배경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좋은 논증과 나쁜 논증을 구별할 수 있는 논리력일 것입니다. 논증을 평가하기 위해 논리학에서 활용되는 대표적인 기준 두 가지는 타당성과 개연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타당성은 연역 논증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며, 개연성은 귀납 논증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죠. 지금부터 두 개념에 대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타당성


먼저 타당성이란 전제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타당한 논증은 반례를 제시할 수 없는 논증이며, 즉 전제를 참이라 가정했을 때 결론도 반드시 참인 논증을 가리키죠. 한 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주어진 논증은 타당한 논증일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제와 결론 사이의 관계를 살펴봐야 합니다. 간단히 분석해보면 나훈아가 남자이고, 또 남자는 사람이라면 나훈아가 사람이라는 명제 또한 필연적으로 성립할 수 있겠죠. 즉 전제 a, b가 참일 경우 결론은 거짓일 가능성이 없으며, 다시 말해 우리는 주어진 논증에 대해 반례를 제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두 전제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뒷받침하는 경우 주어진 논증은 타당하다고 평가할 수 있죠. 그렇다면 이번엔 조금 다른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어진 논증은 타당한 논증일까요? 앞서 말했듯 타당한 논증은 전제가 참일 경우 결론도 반드시 참인 논증입니다. 이에 따라 주어진 논증을 분석해보면 전제 d에 따라 사람은 식물이거나 곤충이고, 또한 전제 e에 따라 사람은 곤충이 아니므로 최종적으로 사람은 식물이라는 결론이 필연적으로 도출됩니다. 따라서 주어진 논증은 타당하다고 평가할 수 있죠. 그런데 각 명제들의 참/거짓 여부를 확인해보면 전제 d와 결론 f가 실제로는 거짓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전제와 결론이 거짓인 논증도 타당한 논증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죠. 즉 타당한 논증이라 해서 실제로 좋은 논증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대목에서 건정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건전성이란 논증을 구성하는 전제들이 실제로 참이라는 사실을 뜻하죠.



앞서 살펴본 두 논증으로 예를 들면 1번 논증은 타당할 뿐만 아니라 건전한 논증이며, 2번 논증은 비록 타당하지만 건전하지 않은 논증입니다. 이 중 논리학자들이 말하는 실제로 좋은 논증은 타당하며 건전한 1번 논증이라 할 수 있죠.





2. 개연성


개연성이란 전제가 결론을 높은 확률로 뒷받침하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개연적인 논증은 전제가 참일 경우 결론도 참일 가능성이 높은 논증이죠. 다음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주어진 논증에 따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죽음이 참이라면 이를 토대로 우리는 ‘사람은 누구나죽는다’라는 결론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론은 두 전제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개연적인 결론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 확률이 100%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불사의 인간이 어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즉 개연적인 논증은 타당한 논증과는 달리 반례가 존재하며, 전제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우리는 개연성의 크기를 향상시키는 전략을 택할 수는 있습니다. 이를테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이외에도 더 많은 사례를 발견함으로써 결론의 개연성을 높이는 전략이죠. 물론 아무리 많은 전제를 추가할지라도 결코 타당한 논증이 될 순 없겠지만 논증의 품질은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타당성: 폭발 원리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타당성이란 전제가 결론을 필연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타당한 논증은 전제가 참일 때 결론도 반드시 참이어야 하며, 따라서 반례를 제시할 수 없는 논증이죠. 그렇다면 조금 특이한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어진 논증은 타당한 논증일까요? 사실 주어진 논증은 매우 특이한 논증으로 보이실 겁니다. 전제와 결론 사이에 아무런 관련성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전제 1은 철수가 남자인 동시에 남자가 아니라는 모순적인 내용을 함축하고 있죠. 하지만 논리학에서는 이를 타당한 논증이라고 판단합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루이스라는 논리학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먼저 전제1은 전제1'와 같이 재구성됩니다. 이때 변형된 전제1이 참이라고 가정한다면 철수는 남자라는 명제도 참이고, 철수는 남자가 아니라는 명제도 참이어야 하겠죠. 따라서 이를 각각 전제2와 전제3이라고 정리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전제2를 변형하여 전제4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 이 과정은 논리학을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딱히 어려운 내용은 아닙니다. 예컨대 다음의 명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어진 명제가 참이기 위해서는 둘 다 참일 필요 없이 둘 중 하나만 참이면 되겠죠. 즉 ‘고양이는 사람이다’라는 명제가 거짓이더라도 ‘강아지는 동물이다’라는 명제가 참이므로 주어진 명제는 참인 명제인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A가 참인 경우 ‘A 또는 X(불특정 명제)’라는 명제는 X의 참/거짓 여부와 상관 없이 늘 참이라는 이야기이죠. 전제4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제2에 따라 철수는 남자라는 명제가 참이라고 가정되었으므로 ‘전제2 또는 X’도 언제나 참일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전제4에 전제3을 대입하면 전제4에서 남는 건 ‘영희는 학생이다’라는 명제이죠. 이로써 우리는 전제1이 참이라는 상황 속에서 결론이 참인 상황을 증명해낸 것입니다. 이처럼 논증의 전제가 결코 참일 수 없는 모순일 경우 해당 논증은 결론에 관계 없이 늘 타당한 논증입니다. 쉽게 말해 전제가 모순이라면 어떤 결론을 갖다 붙여도 늘 타당한 논증이라는 이야기이죠. 이를 논리학에서는 EFQ(Ex falso quodlibet), 혹은 폭발의 원리라고 부릅니다.







그럼 이제 오늘 배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고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타당성과 개연성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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