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읽는 논리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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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논리학은 우리의 직관과 크게 어긋날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논리학은 의미의 학문이 아니라 형식의 학문이기 때문이죠. 예컨대 다음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경복궁은 한국에 있다.
주어진 명제는 참일까요? 물론 당연히 참입니다. 경험적으로나 사료적으로나 경복궁이 한국에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죠.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주어진 명제는 논리적 진실일까요? 이 경우 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떤 명제에 대하여 그것이 논리적 진실이냐 하는 질문은 그것이 참이냐 하는 질문과는 무척이나 다른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명제를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A. 경복궁은 한국에 있다.
주어진 명제는 우리의 경험적 지식에 비춰 볼 때 참인 명제가 틀림없습니다. 다시 말해 명제A는 의미의 관점에서 볼 때 분명히 참인 명제라 할 수 있죠. 하지만 논리적 진실은 명제의 의미에 주목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논리적 진실이란 명제의 형식적 차원에서 그것이 거짓일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음을 뜻하죠.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B. 경복궁은 한국에 있거나, 한국에 있지 않다.
명제B의 형식은 논리적으로 거짓일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경복궁이라는 단일한 주체는 한국에 있거나 있지 않거나 둘 중 하나를 반드시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논리적 진실이란 그 명제의 논리적 형식이 결코 거짓일 수 없는 사태를 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적 진실은 항상 진실이라는 의미에서 항진명제라 불리기도 하죠. 참고로 B명제의 형식을 논리학에서는 배중률이라고 설명합니다. 배중률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명제와 그것의 부정 가운데 반드시 하나는 참이어야 하는 법칙’을 뜻하는 것으로, 즉 ‘A는 B이거나, B가 아니다’라는 명제는 반드시 참이라는 뜻이죠. 따라서 배중률은 논리적 진실의 대표적인 형식 중 하나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 거짓이라는 개념 역시 명제의 의미가 아닌 형식에 주목합니다. 다시 말해 논리적 거짓은 명제의 논리적 형식이 결코 진실일 가능성을 갖지 않음을 뜻하죠. 다음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C. 서울은 프랑스의 도시이다.
주어진 명제C는 논리적 거짓이라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우리는 주어진 명제가 명백한 거짓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 내용과 의미가 거짓이라는 뜻이지 논리적으로 거짓임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미의 차원을 넘어선다면 서울이 프랑스의 도시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죠. 논리적 거짓의 대표적인 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D. 서울은 프랑스의 도시이고, 프랑스의 도시가 아니다.
주어진 명제는 조금이라도 참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서울이라는 단일한 주체가 프랑스의 도시인 동시에 프랑스의 도시가 아닐 수는 없기 때문이죠. 이처럼 논리적 거짓이란 그 명제의 논리적 형식이 결코 참일 가능성을 갖지 않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논리적 거짓은 항상 거짓임을 뜻하는 항위명제라 불리기도 하죠. 참고로 앞서 살펴본 D명제의 형식을 논리학에서는 모순율이라 합니다. 쉽게 말해 모순율이란 A라는 것이 B인 동시에 B가 아닐 수 없음을 뜻하는 논리학 법칙으로, 논리적 거짓의 대표적인 형식이라 할 수 있죠.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앞서 살펴본 명제들 중에 논리적 진실도, 논리적 거짓도 아니었던 두 명제는 논리적으로 어떤 명제라 불리울 수 있을까요?
A. 경복궁은 한국에 있다.
C. 서울은 프랑스의 도시이다.
물론 의미의 관점으로 두 명제를 바라본다면 A명제는 명백한 참이며, C명제는 명백한 거짓입니다. 하지만 형식의 관점으로 본다면 두 명제는 논리적 진실도, 논리적 거짓도 아니었죠. 이처럼 논리적 진실도 논리적 거짓도 아닌 명제를 논리적 우연명제라 부릅니다.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명제들이 속하는 영역이라 할 수 있죠.
지금까지 살펴본 논리적 진실과 논리적 거짓, 그리고 논리적 우연 명제는 독립적인 명제들에 적용되는 개념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논리적 동치란 개별적인 명제가 아닌 한 쌍의 명제들에 적용되는 개념으로서, 그 뜻은 두 명제가 언제나 같은 진리값을 가진다고 설명되죠. 다음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A. 강아지는 동물이다.
B. 코카콜라는 미국 회사다.
주어진 두 명제는 논리적 동치일까요? 앞서 말했듯 논리적 동치란 한 쌍의 명제가 언제나 같은 진리값을 가지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두 명제는 둘 다 같은 진리값을 가지므로 논리적 동치라고 판단하기 쉽죠.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두 명제는 그저 우연히 동일한 진리값을 가졌을 뿐이기 때문이죠. 예컨대 어느 날 코카콜라가 러시아 소유가 된다고 해도 A명제는 여전히 참인 명제입니다. 따라서 두 명제는 항상 동일한 진리값을 가질 거란 보장이 없죠. 그렇다면 다음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C. 하루는 24시간이다.
D. 하루는 24시간이거나, 1시간은 60분이고 60분이 아니다.
먼저 D명제의 후반부를 살펴보면 1시간은 60분이고 60분이 아니라는 설명은 모순율의 형식으로서, 즉 논리적 거짓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D명제가 참이기 위해서는 전반부에 해당하는, 즉 ‘하루는 24시간이다’라는 명제가 참이어야 하죠. 다시 말해 D명제의 참/거짓은 ‘하루는 24시간’이라는 전반부 내용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C가 참이라면 D도 참이며, C가 거짓이라면 D도 거짓일 수밖에 없죠. 이처럼 항상 동일한 진리값을 공유하는 관계를 논리적 동치라 합니다.
이제 오늘 학습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논리학 기초개념에 대한 설명을 마쳤습니다. 이어지는 정언논리 게시글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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