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이 선사하는 흥겨운 정취는 무언가 남다른 구석이 있다. 사실 문학적 관점에서 활력과 에너지를 상징하는 보조 관념은 '낮'이 훨씬 적절하지 않은가.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하며, 만물이 소생하고, 인구의 대이동이 발생하는 낮이야 말로 활기찬 생동감과 꼭 잘 어울림은 타당하다 못해 자명하다. 그런데 야시장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특유의 흥겨운 정취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것은 어떠한 정서적 매커니즘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걸까. 난 그것이 원시인들의 카니발에서 발견될 수 있는 모종의 자아도취적 일탈감과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몇몇 인류학자들은 과거 원시인들이 무언가를 불사르고 파괴하는 집단 의식으로부터 자연에 대한 통제감을 획득했을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즉 자연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공포, 이를테면 태풍이나 해일, 가뭄으로 인한 흉작 등 인간이 자연 앞에서 느끼게 되는 무력감, 굴복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체험을 거행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단계는 샤머니즘 같은 방식으로 일단 자연과의 일체감을 통해 무력감을 탈피하고자 하는 시기 이후에 해당할 것이다.)
야시장에서 느껴지는 활기도 이와 다름 아니다. 자연이 줄 수 있는 빛을 거부하고 오로지 인간의 손길로 창조해낸 밤의 '낮'을 통해 자연과 동떨어진 인간만의 무대를 일궈 냈으니 말이다.
축제의 방식에 세련미를 더한들 인간 본성의 심원이 제 어디 갈까.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적에 유튜브도 한 번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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