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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Feb 24. 2020

겨울바람 한 줄기

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들어가는 길에 마주한 겨울 공기가 새삼 쾌청하다. 사회 분위기로 보나, 미세 먼지 농도로 보나 쾌청할 리가 없는 서늘하기만 한 바람 줄기들이 피부에 즐거이 와닿은 까닭은 무얼까. 공연히 자문할 것도 없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차오른 만족이 나의 온 신체를 감싸안은 탓이겠지. 제아무리 신종 바이러스를 가득 안고 내달리는 바람을 맞은들 무엇하겠는가. 행복한 미소가 안면에 고루 퍼진 자에게 세찬 바람은 배부른 사람 앞에 자리한 음식 마냥 힘없는 법이거늘. 외부적 상황은 내부의 상태가 주는 의미에 따라 존재하기 마련이다. 어떤 이는 차디찬 바람 앞에서 순식간에 촛불이라도 된 양 온 몸을 떨며 사회적 공포에 합류했을 테지만 똑같은 바람이 나에겐 쾌청했던 것도 바로 그러한 맥락일 것이다. 나아가 외부 세계가 날 힘들게 할 때마다 다시금 나의 내면으로 몰두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그것은 결코 회피가 아닌 적극적 저항일 테니.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적에 유튜브도 한 번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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