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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Feb 24. 2020

손쉬운 딜레마

아무리 혼밥이 편하다고는 하지만, 홀로 찾은 중국집에서 맞이하는 짜짱과 짬뽕의 딜레마는 너무 가혹한 난제다. 달짝지근한 짜장과 얼큰한 짬뽕 사이에서의 양자택일이라니, 이는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는 질문이 유아기 꼬맹이의 성격 형성에 끼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면 별 고민거리도 안 된다. 짜장 하나, 짬뽕 하나, 너 하나, 나 하나 사이좋게 하나씩 주문해 나눠 먹으면 그만이니 말이다.



모처럼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고 오는 마음이 흡족하게 차올랐다. 옛부터 난 식사라는 게 작은 입 속으로 생명력을 우겨넣는 일이라 여겼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와 같이 식사를 한다는 것은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뜻깊은 연대행위와 같다. 그렇게 한껏 생명 연장 의식을 치뤄낸 후엔 다시금 그 '입'으로 서로의 세상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풍경이다.



오래오래 어머니와 식사를 하고 싶지만, 여태껏 먹은 밥그릇보다 앞으로 먹을 밥그릇이 적다는 생각을 할 적엔 공연히 마음에 그늘이 드리운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적에 유튜브도 한 번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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