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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Feb 25. 2020

온 몸을 부르르







할 줄 아는 거라곤 온 몸을 부르르 떨어 내 손을 간질이는 것 뿐인 녀석, 하지만 별거 아닌 산만한 울음을 세 번도 채 못 삼키기 전에 내 무릎에 힘을 넣고 발을 끌어다 카운터로 밀어 넣는 사자 같은 늠름함이란.


아리스토텔레스는 본인의 논리학 저서 <명제론>을 통해 사물에 우리가 붙인 이름들이 그저 사회의 합의에 불과한 우연적 요소이지 사물의 본성에서 기인하는 필연적 요소가 아님을 주장한다. 무려 2천년이나 일찍이 오늘날의 현대 언어학과 같은 입장을 천명하는 통찰이 반짝이는 대목이다.


본질적으론 진동벨의 울음 소리나 인간의 언어나 사회적 합의라는 점에서 대동소이하다. 물론 노암 촘스키의 말대로 인간의 정교한 언어는 심층적 문법 체계 위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진동벨이나 동물 따위의 비문법적 소통 체계와는 격이 달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복잡성의 차이일 뿐 본질적 차이랄 수 없다. 본질적인 요소란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합의한 호칭 계약에 보다 근원적 뿌리가 있으니 말이다.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이들의 안면에 고루 퍼진 행복의 조각들이 타인에겐 아무 의미 없음이 이를 방증할 지도.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적에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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