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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Apr 05. 2020

습관을 디자인하라

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유튜브 해설 : https://www.youtube.com/watch?v=uSRix0cmMMQ





*본 포스팅은 라베쏭의 <습관에 대하여>의 부록적 성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약속 장소에 늦어 차를 타고 달렸습니다. 도착 후 대충 주차를 하고는 차에서 서둘러 내렸죠. 다행히 늦지않게 친구와 만나 한참 동안 즐거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한 가지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차에서 급하게 내리느라 자동차 문을 잠그는 걸 깜박했던 거죠. 걱정스런 마음으로 부리나케 자동차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차문은 굳게 닫혀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저도 모르는 사이 아주 습관적으로 자동차 키의 잠금버튼을 눌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습관은 우리 삶 속의 무척 사소한 부분에 스며들어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습관을 효율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진 않을까요. 습관을 바꿈으로써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오늘의 책,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습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를테면 잠잘 때 눕는 자세나, 걸음걸이, 혹은 음악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박자를 타는 것까지 이 모든 것들은 우리의 의식을 벗어나서 아주 습관적이고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것들이죠. 이처럼 인간에게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는 다름아닌 뇌의 과부하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즉 뇌는 반복적인 행동들을 일련의 습관으로 만들고, 이러한 습관들은 뇌의 별다른 명령 없이도 저절로 작동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뇌는 절약된 에너지를 보다 고차원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거죠.


그렇다면 우리의 뇌는 과연 어떻게 습관을 형성하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한 실험을 살펴보겠습니다.






보다시피 T자형 관 안에 쥐가 한 마리 갇혀 있습니다. 그리고 한 쪽 구석에는 달콤한 초콜릿이 놓여 있죠. 실험은 간단합니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쥐가 갇힌 문을 열어 두고 쥐가 초콜릿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을 반복해서 측정해보는 것입니다.


실험 결과는 간단합니다.



실험이 거듭될수록 쥐는 더 빠른 시간 안에 초콜릿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실험진은 이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험이 반복될수록, 쥐의 뇌활동 또한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반복된 실험 이후 쥐가 초콜릿을 향해 달려가는 행동은 뇌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습관적으로 작동한다는 건데요. 그 원리는 이렇습니다.



쥐는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행동을 시작했죠.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한 후에 초콜릿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딸깍 소리는 신호, 초콜릿은 보상, 그리고 초콜릿을 찾는 과정은 반복 행동이라 합니다. 즉 쥐는 신호와 반복행동, 그리고 보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습관고리를 통째로 학습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습관이 한 번 형성된 쥐는 나중엔 신호만 듣더라도 뇌 속에 있는 기저핵이 반응하여 자동적으로 반복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참고로 이 습관고리는 청크라고 불리며, 습관고리를 익히는 과정을 청킹이라 하는데요. 우리의 일상 속 수많은 습관들도 청킹의 연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차에서 내릴 때마다 자동차 키의 잠금버튼을 누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에서 내리는 행위 자체가 운전자에겐 신호로 작용하고요, 잠금버튼을 누르는 것은 반복행동, 그리고 그 행위의 결과로서 누구도 자동차를 훔쳐가지 못할 거라는 안정감이 보상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습관고리가 형성되면 운전자는 어느새 스스로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차에서 내릴 때마다 잠금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호와 보상만 지혜롭게 통제할 수 있다면 그 중간에 우리가 목표하는 바를 끼워넣음으로써 원하는 습관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입니다. 한 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령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어보기로 합시다. 이때 반복행동에 해당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몇 시에 기상한다 라는 행위 그 자체겠죠. 이렇게 목표 행동을 설정한 다음 단계는 적절한 신호와 보상을 찾는 것입니다. 신호의 경우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알람으로 맞춰 놓아도 되고요, 보상으로는 음악을 들으며 본인이 좋아하는 음료수를 마시는 겁니다. 이후 수시로 음악을 듣는 동시에 음료수를 마시다 보면 어느새 습관고리가 충분히 형성된다면 나중에 우리의 기저핵은 꿈 속에서도 음악 소리를 듣고 깨어날지 모릅니다. 음료를 마시기 위해 말이죠.







이상이 <습관의 힘>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간추린 내용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즉 그에 따르면 습관은 우리를 구성하는 여러 속성 중 단순한 일부가 아니라 그냥 우리 자체, 나자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과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노력 사이엔 모종의 등식이 성립한다는 거죠. 그러니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소망하시는 분들이라면 대단히 거창한 노력 대신 작은 습관들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진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의 아름다운 기저핵을 응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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