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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Apr 05. 2020

정체성 고쳐먹기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유튜브 해설 : https://www.youtube.com/watch?v=iBI8EXDFQ-U




*본 포스팅은 라베쏭의 <습관에 대하여>의 부록적 성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새해가 밝으면 새로운 결심을 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이어트에 돌입한다거나, 금연을 시작하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얼마 가지 못해 쓰디쓴 참패의 맛을 봅니다. 커다란 포부가 무색할 만큼 그들이 경험하는 유혹은 강렬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에 대해 한 작가는 애초에 그들의 목표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살을 빼고 싶다면 살을 빼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말라는 도무지 납득이 안 가는 이야기죠.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삶의 가장 작은 습관들을 예찬한 오늘의 책,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입니다. 





책의 원제는 Atomic habits 입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원자적 습관이라 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원자란 화학적 성질을 가진 최소 단위로서 쉽게 말해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원자적 습관이란 말 그대로 우리 삶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최소 습관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바로 이 원자적 습관을 바꿈으로써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저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다음의 도식을 소개합니다.



보시다시피 원의 가장 안 쪽에는 정체성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바깥에는 과정, 그 다음엔 결과가 적혀 있죠.


한 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령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10kg를 감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러한 목표는 도식의 결과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는 아주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를 이뤄내기로 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이후로 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식습관 및 운동습관 등을 계획하며 다이어트를 실천할 겁니다.


그런데 이 같은 방식은 사실 우리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도 무언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을 때 A와 마찬가지로 먼저 목표를 설정하고, 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 사항을 정리하여 실행에 옮기곤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A의 다이어트가 대체로 실패하듯 우리도 역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대체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저자는 결과에만 집중함으로써 빚어진 패착이라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과식을 즐기고 운동을 기피하는 우리의 정체성은 내버려둔 채, 그저 10kg 감량이라는 표면적인 결과만 얻으려 하니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 자체로선 너무나도 거창하기 마련입니다. 가령 체중 감량이라던가, 금연 성공, 명문대 합격, 대기업 입사 등등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결과에만 집중한다면 이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막막하게 느껴지는 법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결과에서 정체성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체중 감량이라는 결과 대신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정체성, 명문대 합격 대신 공부를 좋아하는 정체성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만약 이처럼 우리가 원하는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면 우리가 원하던 결과는 저절로 따라올지도 모른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정체성이라는 것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이 바로 Atomic habit, 즉 원자적 습관에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정체성은 정말 터무니 없이 사소한 작은 습관들이 모여 만들어낸 총체입니다. 따라서 정체성을 바꾸고 싶다면 이 원자적 습관들을 고쳐 나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계속 앞에서 예로 든 다이어트 예시를 또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할 때, 매일 한 시간 씩 운동을 한다거나, 혹은 식사량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곤 하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러한 계획들은 쉽게 달성하기엔 너무 거대해서 자꾸만 우리에게 좌절감을 주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습관들을 제안하는 겁니다. 가령 엘리베이터에 탈 때 딱 한 층만 계단으로 올라가서 엘리베이터를 탄다거나, 혹은 끼니 전에 팔굽혀펴기를 딱 다섯 개만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습관들은 분명 누구든 맘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한 습관이지만, 건강한 삶을 구성하는 명확한 성분입니다. 마치 수많은 원자들이 모여 커다란 물체를 형성하는 것처럼 말이죠.



즉 최종적으로 저자의 논리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거창한 결과에 덤벼들지 말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사소한 것부터 하라. 그리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다.




이상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담긴 핵심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 모두는 무언가를 결심한 최초의 시점엔 이러한 방법론이 필요 없을 만큼 대단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령 새학기 초반에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이제막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뜨거운 사랑처럼 말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우리의 열정은 서늘하게 식어버리고, 그리하여 우리가 목표로 삼은 행동은 끝내 습관으로 자리잡지 못한 채 공중으로 흩어지기 일쑤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좋은 초심을 갖는 게 아닐까요. 다시 말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행동을 습관으로 밀어붙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그 행동이 정말 옳은 행동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해야 하진 않을까요. 이를테면 부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남들이 따라하는 습관들을 나의 습관으로 만들고자 아둥바둥 애쓰기 이전에, 먼저 그 습관이 정말 나의 행복에 유익한 습관인지, 정말 나의 영혼에 보탬이 되는 습관인지 자성해봐야 하진 않을까요. 아무쪼록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론에 전념하기 앞서 좋은 습관을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이 이 시대의 더 시급한 과제는 아닐까 생각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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