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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May 05. 2020

<낙서> 자연같은 소리하고 있네




우리집 코앞에 조성 되어 있는 도림천 산책로. 얼마나 가까운지 정말 맘먹고 뛰면 20초 만에 도착할 곳에 자리해 있다. 이를 보고 누군가는 말한다.


"우와, 신도림이라 하면 되게 자연과 거리가 멀어보였는데 그렇지도 않네요."


난 속으로 말한다.


'자연 같은 소리하고 있네.'


말 그대로다. 자연은 개뿔. 그저 도시 생태학의 허울 아래 '소비되기 위해' 조성된 인위적인 자연일 뿐이다. 아니, '인위적인 자연'이란 말부터가 이미 코빅에 출품할 법한 형용모순 아닌가. 조작되고 통제된 이상 어찌 자연을 자연이라 할 수 있다고.


자연이란 날 것 그대로의 불규칙성과 무질서함을 미덕으로 삼아야 하는데 인간이 원하는--소비하길 원하는--자연은 그렇지가 않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줬음 좋겠고, 언제나 날 다치지 않게 질서를 갖춰줬음 좋겠다. 자연을 느끼며 산 길을 걷고는 싶지만 울퉁불퉁한 바닥은 갈아엎어줬으면 좋겠고, 개천을 보면서 걷고는 싶지만 내 시야를 가로막는 벌레떼들은 모조리 죽어줬음 좋겠고.


오늘날 자연은 없다. '관망 되기 위해' 존재하는 자연만이 있을 뿐. 그저 '소비되기 위한' 자연만이 있을 뿐. 애처로운 도시 자연의 거룩한 소비자를 꿈꾸는 갸륵한 자연애호가들아, 적어도 그네들이 원하는 자연은 인스타엔 없으리라.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재미있으셨다면, 심심하실 때 유튜브도 가끔 놀러와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T6CEgi8KQN2MCIvCLMl-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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