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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Dec 11. 2015

감정을 대하는 뇌의 비밀

정서는 행동을 이끄는 나침반


글을 2021년에 다시 쓰고 올립니다(아래 링크) 보다 읽기 쉽고, 해석과 의미를 더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https://blog.naver.com/lastvalue/222431519805


좀 더 풍요롭고 행복한 인생, 고차원적인 학습, 보다 효과적인 판단,  이런 것들을 위해서는 감정을 처리하는 뇌를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정서(감정)은 우리에게 생각보다 중요하고 강력하다는 점과 이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훈련이 개별적으로 필요하다 주장이다. 정서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정서와 관련된 뇌 과학적 상식 몇 가지를 알고 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정서를 담당하는 부위는 뇌에서 편도체(변연계에 포함)라는 곳이다. 이유는 차차 설명하겠지만 이 편도체의 반응을 뇌는 항상 응급(최우선)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① 뇌에서 정서와 이성적 판단은 구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서를 담당하는 부위는 인지를 담당하는 영역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고 있다. 정서를 담당하는 편도체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충동, 판단, 공감 등의 역할을 하는 안와전두엽, 감정조절과 학습평가, 동기부여 역할을 하는 대상회 등과 연결되어 있다. 정서의 신경회로는 주의집중과 의사결정 등 고차적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편도체가 있는 변연계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면 뇌의 피질에 있는 피가 안쪽의 뇌간으로 몰리기 때문에 피질의 고차원적인 뇌가 작동하기 원활하지 않다. 이래서 뇌는 정서를 항상 응급으로 처리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감정적으로 압도되면 고차적 능력의 발휘가 어렵게 된다. 흔히들 정서는 행동을 이끄는 나침반이라고 한다. 정서가 없으면 기억, 가치판단, 동기판단 모든 것이 어려워 합리적인 판단이 힘들기 때문이다.      


-[기억] 감정중추는 기억중추인 해마와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기억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감정과 함께 기억된 것은 기억이 잘 된다. 감정을 억제시키면 소수의 세포만 기억과정에 참여하여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부정적 감정의 상황에서 아주 쉬운 기억도 인출이 힘들다.      


- [판단] 감정적으로 위기인 경우에는 대뇌의 피질이 작동할 만한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감정의 네트워크로 장악되고 피가 뇌간으로 쏠려 피질은 기능적으로 약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두엽은 뇌가 안정되어야 열린다고 한다.      


-[동기] 감정 자체가 에너지가 강할 뿐 아니라 전두엽의 동기부여 회로를 자극하여 뇌를 활성화시킨다. 긍정적 정서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계의 활성을 낮추고 흥분성 신경전달물질계의 활성을 높여 일을 활력있게 추진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② 정서의 네트워크가 이성적 네트워크보다 3배나 많다

우리가 정서의 영향을 즉각적이고 크게 받는 이유는 정서를 담당하는 뇌 부위에서 이성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피질(두뇌 표면, 인간의 뇌)로 가는 네트워크가 3배나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서의 뇌가 사고의 뇌가 하는 인지, 기억, 동기를 조절한다고 말이 이해가 간다. 


③ 정서가 없으면 상식수준의 이성적 판단도 기대할 수 없다.  

- 자고 있는 고양이의 귀를 물어뜯는 쥐


감정에 너무 휘둘리며 항상 후회하는 사람에게 감정을 없애면 정말 이성적으로 후회없는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물론 답은 절대 아니다. 우리의 합리적이고 절묘한 판단은 수많은 정서적 정보를 참고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쥐나 원숭이에게 편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실험들이 있다.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것은 정상적이다. 하지만 전혀 겁이 없어진다. 실험 원숭이들이 평소 먹이를 향해 가는 시간은 5초라고 한다. 그런데 먹이 옆에 고무 뱀 장난감을 두면 40초간 멈췄다가 안전이 확인되면 달려간다고 한다. 하지만 편도체가 제거된 원숭이는 위험을 느끼지 못하고 먹이를 향해 직행하더라는 것이다. 쥐에 대한 실험에서는 옆에 뱀이 있어도 전혀 위험을 느끼지 못하고 행동하고 자고 있는 고양이의 귀를 물어 뜯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동물의 실험에서도 서열이 무시되어 행동하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상태에서 생존은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도 편도체가 제거되거나 손상을 입게 되면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상식적인 수준의 판단도 못하고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게 된다. 


④ 가장 질기고 강력한 기억, 정서기억

우리의 일반적인 기억을 서술기억이라고 하면 이것보다 오래 강력하게 지배하는 기억이 습관에 있는 절차기억이다. 그리고 제일 강력하게 잊혀지지 않고 일상을 지배하는 기억은 정서기억이다. 엄청난 충격과 함께 기억된 정서기억은 편도체에 저장되고 중요한 순간에 회상된다. 그런데 편도체에 기억된 그 자체로 정보는 시간과 공간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은 상황과 공간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트라우마가 회상되어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정서는 이렇게 현재와 과거 그리고 다음에 펼쳐질 일들에 대해 인간에게 영향력이 크다.      


⑤ 감정은 몸으로 나타난다. 

감정은 반드시 몸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낄 때 얼굴과 피부, 심장박동, 혈압 등 모든 곳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그 의미를 다하지 못했을 때는 과장되어 폭발하거나 몸에 오랫동안 남아 몸과 정신을 황폐화 시킨다. 흐르지 않는 강은 고이고 섞여서 전체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 결국에는 몸 전체를 교란시킨다. 감정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쉽게 흐를 수 있는데 이를 몸으로 묻어 두고 흐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감정은 그냥 감정이 아니고 인간의 존재성을 높이는 강력한 시스템이다.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존재성을 강하게 느끼지만 감정을 억압당할 때 우리의 존재는 폭발하는 것과 같다.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은 사실 그 감정의 정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 감정을 파악하고 그 감정이 어떻게 유발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이미 편도체의 정서유발에서 전두엽의 판단과 이성적 영역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정서는 전두엽의 조절을 통해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정서적 도움을 얻어 인간은 수 많은 가능성 속에서 상황에 적합한 판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고 인정하고 해석하는 연습이 감정을 응급으로 처리하며 뇌를 잘 활용하는 시작일 것이다.      


우리는 감정을 잘 모른다. 활용하지 않으니 감정이 무뎌가고 묻지 않으니 감정을 세밀하게 구분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비활성화 되었다. 그래서 나의 온몸을 휘감는 감정의 덩어리들이 그리움인지, 아쉬움인지, 분노인지 구분하지 힘들어 감정만 더 증폭시킨다. 그리고 감정을 활용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배설하기 바쁘다. 감정이 만든 에너지를 방출하고자 하는 자연적 과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매튜 리버먼(mattew D. Lieberman) 교수팀은 슬픔이나 분노를 말로 표현하면 그 감정이 누그러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놓았다. 감정을 느끼면 활성화되는 편도체는 말로 표현을 하면 그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고 절제된 사고를 관장하는 ‘우측 복외측전전두피질(right ventrolateral prefrontal cortex :RVLPFC)’의 활동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매일 매일 내 감정은 소중하니까!’를 외치며 감정을 인정하고 스스로 감정에게 물어야 한다. ‘너의 이름은 뭐니?’라고 그리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물어야 한다. 편도체와 전두엽이 대화를 하며 조화를 만들어 나가는 훈련이 되어야 한다. 나의 감정을 받아주고 내가 알아채지 못한 감정도 구분해 주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자. 아름답고 균형있는 나의 사람스런 뇌를 위하여.....     


참, 그렇다면 감정을 활용하는 몇 가지 팁을 살펴보자. 중요한 것은 뇌가 패턴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①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언어는 생각으로 가는 연결고리다. 감정에 지연효과를 만들어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언어로 표현하면 이미 감정은 사라지거나 순화된다. 내가 느끼는 감정 단어를 매일 적어서 세밀한 감정 표현 언어를 갖추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것 같다. 강의에서 특정 상황의 감정 단어를 적어 보라고 하면 밑천이 쉽게 드러난다.      


② 감정을 느낄 때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다. 질문을 던진다. 어 이 감정의 의미는 무엇이지? 뭘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감정의 순간에 쉽지는 않지만 훈련이 되면 매우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다. 감정에 대한 해석력도 함께 키울 수 있다. 감정에 대한 해석력이 커지면 타인의 감정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도 개발된다.      


③ 명상과 같은 주의력 훈련은 감정을 떨어뜨려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경험을 통해 살펴 보면 시간이 좀 걸리지만 단연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감정을 볼 수 있는 힘도 길러 주지만 감정이 생성되는 순간을 감지해서 감정이 표현되는 사이의 틈에 조절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ref. http://journals.sagepub.com/doi/abs/10.1111/j.1467-9280.2007.0191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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