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권수 Dec 15. 2015

마음의 평화, 무시할 수 있는 능력

잡음을 걸러내고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

무시할 수 있는 능력,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선택권

타인과의 갈등 상황 속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잘 유지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정보를 잘 무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뒤흔드는 갈등의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피하고 마음의 평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자신을 위협하고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에 감정이 격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즉각적으로 항변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갈등은 더욱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해결하려는 의도와는 정반대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격한 감정에 손해를 보는 쪽은 자신임을 느낀다. 그리고 더욱 그 일과 감정에 집착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표현했지만 이것은 사실 우리가 주의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와 관련이 있다.   

  

 우리에게는 이성적 판단과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있고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있다. 대립과 갈등의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할 때 무척 감정적이게 된다. 바로 편도체가 강하게 활성화되어 우리를 이끌고 있는 상태다. 감정적으로 활성화된 편도체를 전두엽이 조절하며 대응해야 하는데 이런 균형이 깨지면 감정적인 극한 대립을 경험하게 된다. 무시한다는 것은 편도체에 전적으로 빼앗긴 주의를 전두엽으로 주의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 주의를 조절한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곳에 주의를 집중한다는 것을 말한다. 격한 감정이 아니라 감정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것에 주의를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원하지 않는 것들을 차단하는 것


 우리가 원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원하는 목표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과 그 집중을 방해는 것들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데 주의가 분산되지 않도록 잡음을 무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원하는 목표에 주의를 집중하고 그것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것이다. 타인과 갈등상황에 있을 때 상대방이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에 주의를 빼앗겨 버리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게 된다.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원하지 않는 것들을 차단하는 것이다. “저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생각일 뿐이야”라든지 “저 사람의 말에 대응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해칠 수 있으니 오히려 손해야”라는 판단에 주의의 중심을 두게 되면 쉽게 무시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무시해야할 정보들에 주의를 빼앗기거나 오히려 집중하기 때문에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또 그곳에는 항상 감정이란 것이 존재한다.       


성격이나 인성의 문제가 아니라 주의를 조절하는 습관

무시해야할 정보에 의미부여하고 집중한다면 진짜 원하는 것에 집중할 주의는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가 원하는 것에 주의가 집중되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잡음을 무시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 우리가 갈등과 대립에서 마음의 평화를 지킬 수 없는 것은 성격이나 인성이 나쁜 것이 아니라 주의를 조절하는 습관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두 번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잡음을 무시하는 시도를 반복하다 보면 쉽게 감정조절이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마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조금씩 사용하면서 근육이 단련되고 유연해지는 것과 같은 결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은 사실 자기통제나 의지도 관련이 깊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다이어트라고 할 때 다이어트를 위한 노력과 함께 이를 방해하는 치즈케익과 아이스크림 등의 유혹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런 무시의 방법에는 자신의 주의를 그 순간만큼은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원하는 목표인 다이어트, 뱃살로 주의를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지적인 주의 전환이 쉽지 않아서 우리는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지 원하지 않는 정보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저 “치즈케익과 아이스크림이 있네” 정도로 그 가치를 중립화시키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 이런 주의의 훈련을 반복해서 익숙하도록 만들어 준다. 명상은 어떤 곳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훈련이다.  다른 잡념이나 생각으로 주의가 분산되면 ‘잡념’이라고 명명하고 자신이 집중하는 곳으로 주의를 되돌리는 연습을 한다. 그런데 이때 아무런 판단을 하지 말라고 한다. 단지 그것을 ‘잡념’이라고 인식만 하고 그 잡념에 이끌려 가지 않고 무시하는 연습이다.      


타잔을 연기한 배우 중에 줄타기를 가장 잘 한 배우는 눈앞의 줄을 가장 잘 잡는 배우가 아니라 쥐고 있는 줄을 잘 버린 배우였다


 집중 외에 주변의 생각과 몸의 느낌을 느끼는 훈련을 한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아무런 판단 없이 일어나는 생각과 느낌을 관찰하는 것이다. 마치 아무런 관심 없는 사람이 제 3자가 멀리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판단 없이 집중하고 관찰하는 주의의 훈련을 통해 불필요한 판단과 자극으로 주의를 빼앗기지 않도록 연습하는 것이다. 이렇게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의의 훈련이 이루어지면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것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복잡하다면 일상에서 그저 나를 자극하고 원하는 방향이 아닌 정보들은 무시하는 것이 낫다고 연습하는 것이다. 예전에 “아이고 의미없다”라는 개그 대사가 유행했을 때 이것을 따라 해보면 왠지 시원하고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았다. 타잔을 연기한 배우 중에 줄타기를 가장 잘 한 배우는 눈앞의 줄을 가장 잘 잡는 배우가 아니라 쥐고 있는 줄을 잘 버린 배우였다고 한다. 원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은 원하지 않는 것을 무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드디어 브런치의 글들이 <북프로젝트>의 대상을 받고, 책으로 나왔습니다. 브런치의 글과 그 외의 글들이 세련되게 정제되어 나왔습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려요~~~

http://www.yes24.com/24/Goods/39008549?Acode=101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훈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