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부모서 행복한 아이들이 자란다.
부모 경험을 충분히 쌓고 나서 부모가 된 사람은 없다.
부모의 자리는 진퇴양난, 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는 애처로운 상황일 때가 많다. 매일 마음을 닦고 또 닦아야 하는 운명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스물네 시간 어린 아이들에 매달려 자신의 삶은 모두 포기해도 버거운 일상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기력함에 시달리기도 한다. 부모의 뜻과는 정반대로 행동하며 통제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짜증과 화를 내고는 부족한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더 잘해주지 못하는 부족한 부모를 만난 듯 죄책감과 싸우기도 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은 그 어떤 것보다 부모를 성숙하도록 요구한다. 부모에게도 최고의 조절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가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이다. 어린 아이를 보살피며 육아에 완전히 녹초가 된 엄마들에게 아이들과 잠시 분리시키는 여유 시간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도움을 주는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잠시 맡아 주면 긴장된 신경을 풀고 좀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더 의미 있고 즐겁게 대할 수 있다. 언제나 부모는 마음을 챙기는 틈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녀교육을 위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 스스로의 마음 챙김이다. 힘든 상황에서 잠시라도 자신만을 위한 틈이나 여유를 만들어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읽고 인정해주며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의 마음 챙김은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힘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 “내가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구나” 하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스스로 인정하고 위로하는 자기 연민의 시간을 키우는 것이다. 완전하지 않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위로해주는 시간이 우리 부모들에게는 필요하다.
흙탕물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거리를 두고 꼬이고 흩어진 상황과 자신의 마음을 보면 아이를 행복하고 잘 키우고자 하는 부모의 선한 의도와 순수한 마음을 볼 수 있다. 누구도 부모라는 교육과 경험을 충분히 쌓고 부모가 된 사람은 없다. 아이와 마찬가지로 부모도 아이와 함께하면서 좋은 부모가 된다.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부모를 닮는다. 힘겹고 괴로운 부모보다는 스스로 위로하고 자신의 순수함을 믿고 여유를 가진 부모를 닮는다.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부모가 중심을 잡으려면
좋은 자녀교육을 위해서 부모의 마음 챙김이 중요한 이유는 행복한 부모에게 행복한 아이가 자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 사회는 부모들에게 보다 완벽하기를 원하고 부모도 아이들에게 완벽한 것을 만들어주려고 한다. 행복한 아이를 키우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하기보다는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답을 가지고 강요하면서 갈등이 심해진다.
어느 실험에서 한국의 어머니들은 상대적 이익에 만족을 느끼고 미국의 어머니는 절대적 이익에 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어머니는 자녀가 90점을 맞았을 때보다는 1등을 했을 때, 자녀보다 더 잘하는 아이가 없을 때 측핵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측핵은 만족(과 쾌감)을 느끼는 뇌 영역이다. 반면 미국의 어머니들은 자녀가 상대적으로 잘했을 때보다는 절대적으로 잘했다고 판단할 때 측핵이 활성화되었다.
사람들이 자꾸만 무엇을 비교하는 이유는 비교에 의한 차이가 쉽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교할 때 측핵의 보상회로가 즉각적으로 자극되어 만족을 느낀다. 주변과 경쟁하며 살아가는 사회가 부모의 뇌 활성 패턴을 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은 남들과 비교함으로써 나타나는 부정적 피드백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남들과의 비교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아이들을 주변과 비교하면서 더 잘되기를 바라면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기 힘들다.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읽고 상호작용하기 힘들다.
정확한 정보 없이 경마장을 찾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이 특정한 말에 돈을 걸도록 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쉽다. 그 사람이 경마장으로 오는 길에 ‘2번’을 암시하는 패턴을 두 번 이상 반복해서 보여주면 그 사람은 반드시 2번 말에 배팅한다고 한다. 물론 당사자는 이런 내막을 전혀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교육할 때도 아이를 관찰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것을 지원하기보다는 주변에서 좋다는 것을 다해주고 싶어진다. 때로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아이에게 맞지 않고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부모의 마음 챙김은 주변에서 무의식적으로 비교하고 강요되는 것을 알아차리고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힘을 길러준다. 내 아이의 수준과 수용력을 생각하면서 아이를 대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는 방법은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에서 부모가 찾아낼 수 있도록 해준다.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부모의 마음 챙김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필요하다. 첫째는 자녀 양육과 교육에서 힘든 부모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다. 둘째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수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을 챙기는 것이다. 부모라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지원해줄 수 없다. 부모가 완벽한 성인군자가 될 수도 없다. 다만 부모로서 자식을 향한 순수한 마음을 읽고 완벽하지도 못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수용하며 위로하는 것이다. 이때 아이를 향한 부모의 순수한 마음이 부정적 감정에 훼손되는 것을 막고 아이를 보다 행복하게 대해 줄 자신감을 얻게 된다.
아이들은 더 많은 지원보다는 여유 있고 평안한 부모의 품을 더 원한다.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 챙김은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자녀를 키우고 교육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이유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부모가 원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투영시키다 보니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부모의 마음 챙김은 부모가 원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분리해서 알아차리도록 해준다. 성격만큼이나 아이들의 뇌도 다르다. 지적 능력에서 주의 조절력, 공감 능력 등 모든 것이 뇌가 발달하고 활성화되어야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손가락 힘이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젓가락질을 잘할 수는 없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마음 챙김은 내 아이에게 가장 적절한 대응과 상호작용을 지원할 부모의 능력을 키워준다. 아이의 행동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만들어내는 아이의 숨은 욕구에 집중함으로써 필요할 때 적절한 자양분을 제공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때로는 지쳐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지친 자신의 감각 및 감정과 싸우게 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때로는 지쳐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지친 자신의 감각 및 감정과 싸우게 된다. 그러면 아직은 미숙한 뇌를 가진 아이들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품’을 잃어버리게 된다. 부모 자신을 위로할 여유와 틈을 잃어버리게 된다.
또한 부모의 마음 챙김은 사회에서 정답이라고 강요하는 것들에 압도되지 않고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것이다.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면 주변에서 강요하는 정답과 비교 정보에 압도되어 내 아이를 끼워 맞추게 된다.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주고 충족시켜주면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것을 쉽게 수용할 의지를 가진다.
주변의 정답에 초점을 맞추면 당연히 맞지 않고 부족한 아이의 모습이 더 잘 보인다. 밝은 아이의 미래보다는 불안과 걱정에 압도되기 쉽다. 내 아이를 위한 몰입은 부모의 마음 챙김에서 시작된다. 판단하기 전에 “그렇구나” “그럴 수 있구나”라고 바라보는 마음 챙김에서 부모와 아이의 행복을 동시에 찾을 수 있다. 사실 부모의 마음 챙김은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의 조절력이자 자녀교육의 자존감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동안 매거진의 내용을 엮고 발전시며 하나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으로 알려드립니다. #빅브레인
http://www.yes24.com/24/goods/61281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