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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Oct 31. 2021

나만의 안전지대, 케린시아 만들기

어쩔 수 없이 소외된 자신을 끌어안는 공간과 시간, 사람!

삶을 행복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사소할지 몰라도 안전지대가 필요하다. 이런 안전지대는 누구와도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순간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쉬고 에너지를 얻고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위로와 치유의 케렌시아

나만의 ‘안전지대’, 참 근사하고 위로가 되는 말이지 않은가? 위로가 된 다는 것은 마음의 피난처가 되기도 하고 마음의 결핍과 상처를 치유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팽팽하게 긴장된 순간, 긴장을 놓지 못하는 순간 속에서 특별한 시간이나 장소는 긴장을 풀고 다시 달려갈 힘을 제공한 다. 중요한 것은 감각적 평온함이다.


 ‘케렌시아Querencia’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도 자신만의 안전지대를 찾는 사람들의 필요성을 반영하는 듯하다.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 식처, 귀소본능을 뜻한다. 원래 투우장에서 투우사가 꽂은 창을 매달고 피범벅이 된 소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피난처를 뜻한다고 한다. 소에 게 케렌시아가 흥분과 공포, 위협에서 마지막 일전을 위해 숨을 고르는 피난처라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케렌시아는 자신만의 휴식 공간 을 의미한다.  그곳이 어디든 자신에게만 오롯이 집중하며 정서적 안정 감과 만족감을 주는 곳이다

몸이든 마음이든 긴장과 이완의 자연스러운 균형 속에서 우리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외부의 자극과 단절이 적절하게 어우러졌을 때 행 복하다. 하지만 오늘날 삶이라는 것이 항상 긴장되어 쉽게 이완하지 못한다. 외부의 지속적인 자극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음속으로 걱정과 근심, 책임에 묶여 외부와 심리적으로 연결되어 단절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외부와 잠시 단절하고 자신만을 위해 휴식하고 즐기고 몰입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안전지대는 개인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삶을 잘 누리는 하나의 현명한 방식이기도 하다


그저 자신의 존재를 느끼는 사람

나만의 안전지대가 필요한 것은 단순히 휴식이기보다는 삶을 살아가 는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빨강머리 앤이 하 는 말》이란 책에 보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내 곁에 존재한다는 건 모진 세상을 살면서 쉬어 갈 수 있는 안전지대를 만 든다는 의미일 테니까’라는 구절이 나온다. 안전지대가 특별한 장소, 시 간, 음식이나 행위, 마음이 담긴 추억의 기억이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자 신을 알아주는 사람과의 만남이 될 수도 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마 음을 알아주는 사람,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과의 소박한 공유 의 시간이 최고의 안전지대를 만들어줄 수 있다


여행이라는 안전지대

여행이 행복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양한 이 유가 있겠지만 현재의 자극적인 일상과 단절하면서 여행은 훌륭한 안전 지대 역할을 한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연결도 만들어지지만 기존의 일상 과 단절을 통해 조금은 가볍지만 새로움에 반응하는 자신의 존재를 느끼 기 때문이다. 

가끔은 힘들고 지칠 때 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소수의 사람과 만나는 짧은 여행으로 자신의 안전지대를 누리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이런 안전지대는 휴식과 함께 자신의 존재를 가치 있게 느 끼게 하고 보다 열린 나를 만나게 해준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 하고 이런 시간을 누리는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삶 속에서 이 순간을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는 자신에 대한 만족 감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지대에서 삶을 수혈하기

‘너 자신을 사랑하라’, ‘자신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라’라고 말하기보다 자신만의 안전지대에서 짧은 순간이라도 자신에게 휴식을 주고 온전히 누리는 시간을 주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억수같이 소나기가 내리면 우리는 감각적으로 피할 곳을 찾는다. 그렇게 피한 곳에서 의무감을 느끼 는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모든 소나기가 그칠 것을 기다리며 감각과 신경이 중지되고 그 틈으로 평온함을 느끼게 된다.


일상에 지치는 것은 항상 억수 같은 소나기나 큰 파도 같은 일 때문은 아니다. 잠시의 휴식도 없이 팽팽하게 긴장된 마음으로 여유를 만들지 못하고 자신을 소외시키며 끌려가는 마음 때문이다. 그런 마음의 관성을 끊고 자기 안에 존재하던 치유와 회복의 힘을 끄집어내는 곳이 안전지대다. 


어떤 삶을 살든 삶을 행복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누구에 게나 안전지대가 필요하다. 어떤 일상이라도 내 삶을 누리는 습관을 만들 기 위해서는 나만의 안전지대가 필요하다. 본의 아니게 소외된 나를 챙기 고 삶을 수혈하는 안전지대!




[누리고 음미하는 삶에 대하여 p201, 나만의 안전지대, 케렌시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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