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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Nov 10. 2022

생각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법-동일시의 늪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자극에 의해 불쑥 튀어 오른 생각과 감정을 전적으로 자신의 것, 자기 자신과 동일시한다. 


생각과 감정은 내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수많은 대상들 중에 일부분이다. 자신은 대상을 관찰하고 바라보는  주체다. 대상과 이를 인식하는 주체가 구분되지 않으면 생각과 감정에 매몰된다. 생각과 감정의 변화에 춤을 춰야 하는 불안한 자신이 된다.


우리는 <기대를 충족하고 만족하는 방식>으로 동일시를 활용한다. 기대하고 바라는 대상과 사람을 따라 하고 동일시하면서 자신의 기대와 만족을 만들어나간다. 때로는 자신을 위협하고 힘들게 하는 대상의 가치와 특성을 따라 하면서 자신을 힘 있는 사람과 동일시한다. 그래서 <통제하기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방어기제> 활용힌다. 동일시는 기대와 만족, 통제감, 방어기제를 충족시키면서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의식을 지배한다. 사람들이 떨치고 싶은 생각과 감정에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습관 때문이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고, 감정도 감정일 뿐이다. 수많은 이런 경험을 인식하고 선택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거리를 두고 관찰할 수 있을 때 매몰되지 않고, 쉽게 상처받지 않고 흘려보낼 수도, 무시할 수도, 선택할 수도 있다. 흔한 풀 한 포기도 자신과 동일시하며 기쁨을 확장해나가고, 타인의 아픔을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고통을 나누고 발전적으로 승화시켜나가는 존재가 인간이다. 하지만 이런 동일시는 단순히 동일하게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주체로서 거리를 두고 이해하면서 인식할 때 의미가 있다. 


동일시는 외부의 변화에 반응적으로 흔들려야 하기 때문에 불안과 내면적 갈등,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자신을 소외시키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 유연성, 창의성을 떨어뜨린다.


 주의를 집중해서 판단하지 않고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과 같은 훈련은 생각과 감정에 의한 자동 반응성을 줄이고 동일시를 극복하는 습관을 기른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잘 들어주는 환경에서 자라고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떨어져 성찰해 온 사람들은 동일시의 늪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떨어져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영향도 덜 받으면서 자신의 경험에 대한 선택권이 높은 편이다. 생각과 감정은 내가 아니다. 내가 인식하고 경험하는 대상이다. 자동적으로 침범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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