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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Jul 25. 2023

힘들 때, 기대하는 것도 능력

통제감 높은 사소한 기대감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 

일단 기대감 먼저, 기대감이 유일한 길을 때가 있다. 

한때 우울과 무기력의 고비를 넘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기대할 것이 없는 일상이었다. 세상 어떤 것도 기대할 것이 없고 부정적 감정에만 휩싸여 있다는 것이었다. 운명같이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해도 해도 잘되지 않는 상황이 그를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길들였다. 그러던 중에 너무 먼 미래나 큰 결과에 대한 기대감보다 내일의 작고 사소한 기대감에 집중했다고 한다. 운동이나 요가를 하고 난 후의 가벼움, 샤워할 때의 시원함, 차 한 잔의 여유로움 등에 집중하고 감사하는 것들이었다. 이런 일상의 사소한 기쁨이 다음 날의 기대감을 만들고 조금씩 활력이 살아났다는 것이다. 매일 하루를 마칠 때 내일 기대되는 한 가지를 적었다고 한다.   

 

기대감의 과학, 일상의 엔진  

인간에게 <기대감>은 귀중한 자산이고 엔진이다. 인간의 뇌는 미래의 기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된다.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질 때 쾌감과 활력을 일으키는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가 늘어나고 보상회로가 강하게 활성화된다. 또한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부정적 감정이 조절되고 긍정적 감정을 더 쉽게 느끼게 된다.      

긍정적인 기대감은 활력과 동기를 만들어 내고 부정적 생각을 할 여지를 줄인다.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불안과 우울이 줄어든다. 그래서 불쾌한 현재 상황을 헤쳐나가도록 동력을 제공한다. 중독자의 경우에도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질수록 충동을 억제하고 장기적인 만족을 더 잘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미래의 긍정적인 경험을 <기대>할 때가 과거의 긍정적인 경험을 <회고>할 때 보다 더 강렬한 행복을 느낀다. <기대할 때>가 <기대했던 것이 실현될 때>보다 더 강렬한 감정과 행복을 느낀다. 우리의 뇌는 실제 경험 자체보다 경험을 예상할 때 더 많은 쾌락호르몬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기대감이 실망을 안겨줄지 몰라도 인간은 기대감으로 살아가는 존재란 사실이다. 


기대하는 것도 능력

기대하는 것도 능력이다. 기대할 것이 있어 기대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기대감을 만들어야 한다. 기대감과 불안은 ‘자매 감정’이라고 한다. 기대에 집중하느냐 불안에 집중하느냐는 우리의 선택이다. 아이들은 기대감에 불안을 덧씌우지 않는다. 그래서 에너지가 넘친다. 


힘든 상황에서 우리의 의지가 선택하고 훈련해야 할 것은 <기대감>을 양성하는 일이다. 기대감 없이는 불안과 좌절의 파도를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기대감을 계획하고 이야기하고 섬세하게 상상하는 일, ‘통제감 높은 사소한 기대감’을 누리는 일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스로 활력을 일으키는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 


PS. 현실감 없이 무조건 긍정적인 기대감을 양성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통제감 높은 사소한 기대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기대감의 유연성>도 필요하다. 자신의 욕구와 욕망, 주변의 자극이 주는 기대감에 집착하지 말고 기대할 것과 기대감을 줄이거나 포기해야 할 때를 구분하며 조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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