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을 바꾸고 마음에 작은 불부터 붙여야 한다.
불행을 막을 방법은 없다. 불행은 통제할 수 없고 해석하기 힘든 수많은 변수들이 엉켜서 일어난다. 무엇보다 그저 우연히 일어난다. 다만 불행에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갈지에 대한 태도와 의지만이 유효하다. 불행 속에서는 불행보다는 마음을 봐야 한다. 그래야 나아갈 수 있다.
불행에 너무 많은 힘을 빼지 말자. 어쩔 수 없는 불행에 집중하는 것이 진짜 불행이다. 하지만 실패나 좌절과 달리 불행은 운명처럼 마음에 달라붙어 쉽게 무시할 수 없다. 불행이 연속되고 지속될 때 마음의 초점은 언제나 불행에 맞춰지기 쉽다. 그래서 불행을 이기고 대응하는 방법은 마음의 초점을 다루는 기술이다. 마음이 느끼는 것을 받아들이고 불행에 너무 힘을 빼앗기지 않을 때 현재도 잃어버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불행은 불행을 끌고 오고, 행운은 행운을 몰고 온다. 불행할 때 마음의 채널을 행운으로 돌려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의지가 필요하다. 갈라진 틈으로 빛은 들어오다. 행운을 읽으며 틈을 만들어야 한다. 불행을 놓아버리고 행운과 친해져야 한다.
그나마 내 곁에 있는 행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소한 행운을 읽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이유라도 찾아야 한다. 하루에 가장 좋았던 것, 작은 감사라도 찾아 써보자. 쓰고 느끼고 상상하고 간절히 기도하며 행운을 찾을 때 마음의 여백이 만들어진다. 그 틈으로 불행의 상황을 소화할 힘을 가지게 된다. 불행 속에서 살아본 사람은 안다. 그동안 존재가 미약했던 행운과 다행한 일들이 불행 속에서는 더욱 또렷해진다는 사실을.
불행하다고 느낄 때는 마음의 시야를 멀리 넓게 펼쳐야 한다. 불행 속에서는 불행만 보인다. 불행 위에서 쳐다봐야 한다. 그래야 불행을 해석하는 유연성이 높아진다. 불행의 모습으로 행운이 오고 행운의 모습으로 불행이 오기도 한다. 시야가 넓어지면 불행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힘과 낙관성, 유연성이 높아진다. 시야를 넓게 펼쳐서 지금의 불행이 인생 전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불행 속에서는 걱정, 불안, 두려움, 무기력, 자책감 등 부정적 감정이 우세하다. 이런 감정은 뇌의 호르몬을 변화시켜 행동을 그만두게 하는 행동억제 시스템(behavioral inhibition system)을 활성화 한다. 그래서 우리의 정서와 인식은 악재를 인식하고 해석하는데 민감해진다.
불행 속에서 기 빨린 '기대감'을 만들어 에너지를 올리고 행동활성화 시스템(Behavioral activation system)을 가동해야 한다. 모든 절망스러운 환경에서 무슨 기대할 것이 있을까? 그래서 아주 사소하지만 통제감 높은 기대감을 가져야 한다. 실패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고 기대하면서 뇌의 보상회로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매일 하루를 마칠 때 내일 기대되는 한 가지를 적어보자.> 딱 좋은 커피 한잔, 요가 몇 동작, 명상, 샤워, 글 몇 줄, 짧은 시간 걷기, 달리기 등 뭐든 목표를 세우고 기대하고, 체크하며 통제감을 높여보자. 소소한 변화에 집중하면 점점 에너지가 높아지고 불행의 무게는 덜 느끼게 된다.
헬렌 켈러,
“행복한 삶은 고난이 없는 삶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삶이다.
행복해지려면 자신의 의지와 정신력을 일깨워야 한다.
행복해지려면 행복을 낳는 일을 해야 한다”
불행 속에서 작은 행복들이 선명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