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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Nov 27. 2023

후회에서 무엇을 소환할까?

후회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아픈 곳에서 배움을 뽑아내는 습관

후회와 함께 살아가는 법

후회하지 않고 살 수 없을까? 생각하는 인간이기에 후회는 할 수밖에 없다. 후회하지 않기보다는 후회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것이 낫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후회'라는 감정에 갇히지 않는 것, 후회라는 감정에서 배우고 얻을 것을 포착하는 초점 전환의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멘털의 연금술을 쓴 보도 새퍼는 파산이라는 경험에 '희망의 독설'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후회스럽고 아픈 기억이 소환될 때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하나의 교훈이 소환되기 위해서다. 지나간 후회를 지혜롭게 통제하는 방법은 아픈 곳에서 배움을 뽑아내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후회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후회' 조사를 진행한 다니엘 핑크는 '사랑' 다음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감정이 '후회'이고 응답자의 약 20%가 '항상' 후회를 경험한다고 한다. 후회는 생각하는 인간의 일상이고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보편성 같기도 하다. 하지만 후회가 주는 만만치 않은 고통 때문에 쉽게 후회의 감정에 갇히게 된다. 


단순한 실망과 후회는 다르다.

우리는 기대를 하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한다. 후회는 단순히 실망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다른 일이 일어났더라면'이라고 가정하고 결과를 비교하면서 후회를 한다. 후회는 실망이라는 감정으로 끝나지 않고 치밀하게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다. 단순히 기대에 대한 결과의 비교 반응이 아니라 복잡한 시뮬레이션과 판단능력을 갖추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후회는 보통 6~7세가 되어야 경험하는 감정이라고 한다. 이런 능력이 있기 때문에 후회를 통해 더 많은 것을 학습하며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인간은 후회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하게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후회가 주는 고통스러운 감정 때문에 후회를 직면하는 것은 쉽지 않다. 후회는 실망보다 훨씬 강하고 지속적인 감정을 유발한다. 실망과 후회의 주관적인 경험을 비교한 연구에 의하면 동일한 손실임에도 불구하고 후회가 더 강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실망보다 선택을 바꾸고 싶은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후회라는 강력한 감정은 스트레스를 높이고 우울, 불안, 부정적 생각의 반추를 높일 뿐만 아니라 호르몬과 면역체계의 균형을 깨뜨려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후회라는 감정에 매몰되면 쉽게 지치고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누구나 후회를 회피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고민하고 아예 후회될 것 같은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후회 근력을 키울 때

우리가 후회하지 않고 살기보다는 후회를 이해하고 후회라는 강력하고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갇히지 않는 것, 후회를 한다면 발전과 성장으로 빠르게 초점 전환하는 습관을 길러놓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 내가 배울 것은?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1. 후회하는 자신을 제 3자의 관점에서 관찰하기

후회를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려고 할 때 후회는 더 커진다. 후회를 인정하고 안전하게 직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후회하고 있는 자신을 제 3자처럼 거리를 두고 들여다보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바라고 있었고, 무엇 때문에 후회하고 있으며, 후회하고 있을 때 자신의 생각, 감정, 느낌, 충동, 행동을 관찰하듯이 들여다 봐준다. 후회를 다른 사람에게 고백하거나 차분히 글을 써 볼 때 후회라는 감정 위에 서게 된다. 이때 감정에서 벗어나 후회를 통해 배우고 얻을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 쉬워진다. 


2. 후회를 느낄 때 자신에 대한 친절함과 연면의 태도 갖기

'바보', '패배자', '실패자'라는 자책보다 누구나 잘못 선택할 수 있고,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는 인간의 보편성을 생각해 보자. 후회하게 되는 상황과 환경적 요소, 한계를 포용하며 후회를 대하는 것이다.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후회하는 순간에는 자신이 완벽하고,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누구에게나 힘든 상황, 힘든 선택임을 알아주고 허용해 주는 너그러움과 친절함이 연민이다. 감정적 동정(pity)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존중하려는 태도다. 너그럽고 친절한 연민의 태도가 없으면 후회의 부정적 동소를 중화시킬 방법은 없다. 


3. 적극적으로 후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찾기

얻는 것을 찾을 때 감정은 이성으로 갈무리된다. 후회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읽어버린 것을 통해 잃지 않고, 더 나은 것을 얻고, 발전할 수 있는 인간만의 감정이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얻는 것에 초점을 바꿀 때 후회는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끝나지 않고 긍정적인 의미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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