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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Nov 29. 2015

통제욕구와 자기비난에서 자유를...

내 속의 얽힌 실타래를 푸는 방법

인간에게 불안, 분노, 스트레스와 같은 것은 없애거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더 강해지는 역설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원시시대부터 주변을 얼마나 통제하느냐에 따라 생존율이 달라졌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강한 통제욕구를 지니는 것이 당연하다. 또 스스로 주변을 얼마나 잘 통제하고 있느냐의 느낌은 자신이 얼마나 유능하고 만족스러운가를 평가하는 기준처럼 인식된다. 그래서 통제력 즉, 주변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은 사람을 강하고 건강하고 행복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양날의 칼처럼 불안과 분노, 스트레스를 대상으로 한 통제욕구는 사람을 무척이나 괴롭히는 존재가 된다. 없애려고 노력할수록 더 강해지고 많이 발생한다.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짜증에서 분노, 작은 불안이라도 잊으려 노력할수록 더 강하게 맴돈다.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 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는 우리 몸의 센스가 뭔가를 대비하라고 보내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렇게 발생한 불안에 우리의 생각이 더해져 더 증폭되는 결과를 보이는데, 이를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즈는 불결한 불안(dirty anxiety)이라고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결한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것을 “그렇거니~” 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훈련되어야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쩌면 우리가 전념해야 할 대상은 내버려 두고 이런 역설에 묶여 세월 다 보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심리학자 웨그너(Daniel Wegner)는 원하지 않는 머릿속의 정보를 우리가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기 위해서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서 실험과제를 수행했다. 하지만 생각하지 말라고 지시했던 집단이 평균 7번 백곰을 더 많이 생각했다. 우리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쓸수록 더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의 역설이다. 떨쳐 버리려고 하는 과거를 떨쳐 내지 못하고 더 고통스럽게 되는 것이다. 


 역설적인 면이 하나 더 있다. 주변을 통제하려는 통제욕구는 역경이 생겼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하지만 역경에서 무작정 자신의 힘으로 통제하려는 욕구는 자신과의 싸움과 자기비난으로 이어져 오히려 역경을 극복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상황조차도 “내가 ~했었더라면”이라고 생각하고는 후회한다. 어떤 경우든지 통제력을 잃고 싶지 않은 인간의 욕심 때문이다. 뭔가를 가정하고 착각해서라도 우리는 모든 경우를 자신의 통제 속에 두려고 한다. 그런 착시 속에 살려도 애쓴다. 바로 이런 이유로 반복되는 통제의 욕구는 자기 비난으로 이어진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우리를 더욱 성숙되고 건강하게 만드는 마음가짐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을 건강하게 소화하지 못할 때 즉, 인정하고 수용하지 못할 때 마음을 붙잡고 지속적으로 떠 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차이니스 핑거라는 것이 있다. 손가락에 끼워서 손가락을 빼는 게임을 하는 장난감인데 빼려고 할수록 더 꽉 쪼여진다. 때로는 우리가 풀지 못하는 것,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막연히 잊어버리고 떨쳐 버리려 할 때 생각이 더 나를 옥죄어 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끝없는 자기비난은 마음의 찌꺼기와 같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에서 수용되지 못하고 건강하게 소화되지 못하고 남아 우리의 항상성과 건강을 해친다. 즉, 우리의 인생을 갉아 먹게 되는데 여기에 참 좋은 솔루션은 호흡으로 온 몸을 평안하게 이완시키는 이완법과 마음챙김 명상과 같은 것들이 있다. 그리고 인지적으로 설득하고 훈련되어야 한다. 우리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고 어쩔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힘은 마음의 건강함을 뜻한다. 


진정한 긍정은 자신의 부정적인 마음까지 수용하고 인정해줄 수 있는 마음을 말한다. 내버려 둘 수 있는 용기, 변화의 시간에 맞겨 두는 낙천성을 가지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몰두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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