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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Dec 09. 2015

시간의 지혜, 임계점 읽기

언제나 변화와 성취에는 임계점이란 시간이 요구된다

 임계점은 어떤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바뀔 때의 온도나 압력을 말한다. 어떤 변화에는 기본적인 시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간절히 바라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그 변화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단지 그 변화의 시간을 수용할 수 있는 끈기와 지혜만 있으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바라보는 것이 지혜고 시간을 지킨다는 것이 용기다. 모든 결과는 이런 변화의 임계점을 통해서 만들어 진다. 사람의 일에 의지, 끈기라고 말하지 않아도 임계점은 자연스런 물리적 법칙이다. 우리는 시간을 바라보고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임계점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끝을 확인할 수 있다. 끝없이 기다리는 것이 아니기에 그 시점을 읽어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로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 자생하는 대나무 중의 최고는 모죽이라고 한다. 모죽은 씨를 뿌리고 5년 동안 아무리 물과 거름을 주고 보살펴도 싹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5년 쯤 지나고 죽은 게 아니냐고 생각할 때쯤 순이 나기 시작하여 하루에 70Cm 씩 6주를 쉼 없이 자라기 시작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25m~30m의 거목으로 솟아올라 그 위용이 대단하다. 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자라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진 학자들이 땅을 파 보았더니 대나무의 뿌리가 땅속 사방으로 수 십 미터나 뻗어 있었다고 한다. 5년의 세월동안 그 엄청난 성장을 위해서 뿌리를 뻗으며 견고하게 내실을 다졌던 것이다. 물이 일정한 시간을 지나 100도씨의 임계점을 통하면서 끓기 시작하는 것처럼 모죽의 5년은 성장의 임계점을 위한 지혜의 시간인 셈이었다.      


 임계점은 변화를 위한 시간이고 몰입과 숙련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변화의 저항을 읽고 그 저항을 길들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어느 마을에서는 포도나무를 심을 때 일부러 좋은 땅에 심지 않고 척박한 땅에 심는다고 한다. 빨리 자라지 못하지만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려 좋은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건강하고 오염되지 않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는 저항의 시간을 통해 주변과 차별화된 오염되지 않은 포도를 생산해 낼 수 있게 되었다. 


간절히 그 어떤 변화를 원하는 우리는 임계점과 관련하여 몇 가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제나 변화와 성취에는 임계점이란 시간이 요구된다는 사실, 때때로 떨어져 나와 임계점으로 향하는 ‘저항의 시간’을 지켜보는 일 그리고 임계점의 끝을 확인하는 일이다. 보석을 캐는 광부가 있었다. 몇 년 동안 전 재산을 투자해서 광산을 개발하였지만 보석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헐값에라도 젊은 광부에게 광산을 팔고 떠나게 되었다. 그런데 젊은 광부가 그 광산을 파기 시작한 지 반나절 만에 보석의 광맥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무한정 광산을 파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기에 헐값에도 광산을 처분한 늙은 광부의 판단은 현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서는 임계점까지 저항의 시간을 통해 몰입과 숙련의 시간을 보내지 않고 그저 열심히만 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시간을 지키는 지혜와 함께 임계점의 끝을 확인하는 지혜도 함께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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