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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Nov 27. 2015

스스로 탈 수 있는 자연성의 인간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인간, 스스로 동기부여하는 능력

  척박한 삶에서도 열정적이고 의욕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자신만의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덜 흔들리며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지키고 있는 가치와 의미는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을 지속시키는 에너지가 되는 듯하다. 행동의 동기와 에너지는 그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할 때 만들어진다. 그리고 자신이 내부적으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할 때 항상성과 지속성을 가진다. 자신의 행동에 열정적인 불을 지피고 역경 속에서도 그 불을 키워가려면 스스로 부여하는 가치와 의미가 있어야 한다. 즉, 외부가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서 피어오르는 불길이 있어야 한다.      


  일본 경영의 신이라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스스로 탈 수 있는 “자연성 인간”을 강조했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명령이 있어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동하여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사람만이 일에서 성공을 성취할 수 있음을 역설한 것이다. 스스로 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성 인간은 자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아이들의 놀이는 어떤 목적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놀이 자체가 즐겁고 재미있어서 한다. 그 일 자체가 목적이 되는 행동을 자기목적적(Autotelic)행동이라고 한다. 몰입(flow)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자기목적적 행동이다. 자신의 행동은 그 자체로 의미와 가치가 있어 결과에 상관없이 그 시도와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일이 되기 때문에 몰입이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자신의 행동에 분명하고 자연스러운 의미와 가치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목적적 행동을 하게 되고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몰입(flow)하기가 쉬워진다. 자신만의 가치와 의미가 몰입을 만들어 내고 몰입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숙련이 된다. 스스로 탈 수 있는 자연성 인간이 되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많은 성취에도 공허한 것은 그 동기가 외부에서 비롯된 것이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가 Who am I 강연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실패한 인생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만을 만족시키다가 끝나는 삶이라는 것이다. 참 무서운 말이다. 누구나 예외없이 바쁜 일상을 쫒아가다 보면 점점 내 가치와 의미를 따진다는 것이 사치이거나 비현실적인 양 받아들여지게 된다.  묻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도 응답하지 못한 채 달리는  관성의 속도로 인해 한 번도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10년, 20년, 30년.... 죽음의 순간까지도 공허함이 친구가 되어 갈지 모른다. 우리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사는 것, 자신의 동기를 만들어 내는 것, 자신의 행동에 이유가 되는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성취보다 먼저라는 의미다. 

    

  비극적인 독일의 나치 아우수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랑클(Viktor E. Frankl)은 수용소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살아야 할 의미와 가치를 지닌 사람들’


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죽음을 통해 발견한 진실을 토대로 ‘의미의 치료’라는 로고테라피(Logo Theraphy)를 창안했다.  살아야 할 의미를 찾는 것, 그것은 인간 존재의 가장 강력한 자극이며 원동임을 설명하고 있다. 자신의 행동과 존재의 이유(why)를 알고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선택하는 인간이 바로 실존적 인간인 것이다.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자신의 욕구와 동기를 발견하고 만드는 것이다. 이는 곧 자신의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스스로 탈 수 있는 자연성 인간이 된다는 말과 같다. 가치와 의미는 태도와 신념을 넘어 인간을 행동하게 하고 몰입하게 하고 지속하도록 한다. 무엇을 하건 내 존재의 가치와 의미, 내 행동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물으면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쓰면서도 채워지는 자연성 인간으로 존재하는 길 아닐까?.....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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