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도록, (회복력 ABC)
억울한 일이기는 하지만...많은 경우 나를 괴롭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란 사실을 알고는 허무한 경우가 많다.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 두고 보자! 다시는 상종하지 않을거야”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분노, 화, 슬픔, 아쉬움, 짜증 등일 것이다. 이 감정의 원인은 당연히 상대 또는 상대의 행동이나 상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런 감정의 결과는 내 머릿속 믿음과 생각이 만들어 낸 결과들이다. 역경의 회복력을 높이고 모순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움을 얻기 위해서 이것을 한 번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내 감정과 행동의 유발점은 어디에 있나!
역경을 극복하는 힘, 회복력(Resilience)에서 ‘ABC 확인하기’라는 것이 있다. 어떤 상황이나 역경에 봉착하면 우리는 어떤식이든 감각과 감정을 느끼고 이에 맞는 행동을 한다. 간단한 예로 누군가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여러 번 넣었는데 응답이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자. 우리는 별별 상상을 다 하거나, 불쾌한 감정을 느끼거나, 주소록에서 그의 번호를 빼거나, 다른 행동의 결심을 하곤 한다. 이런 연속된 감정과 행동이 결정되지 않으면 고민을 한다. 내가 잘 못한 것도 없는데 왜 전화를 받지 않을까? 일전의 그 일에 대한 보복인가? 등등 많은 상상을 하며 괴로워한다.
여기서 일어난 상황을 A(역경)이라고 하자.
그리고 이런 역경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행동을 C(결과)라고 하자.
우리는 상황(A)이 -->결과(C:감정과 행동)를 유발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C(결과)를 유발시킨 것은 자신이 품고 있던 ‘실시간 믿음’이다. 주로 나타난 결과의 이유나 원인이 되는 것들이다. 결과(감정과 행동)를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B(실시간 믿음)를 찾아보자. 아래의 예시와 같이 수없이 많은 실시간 믿음들(생각)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상황보다는 이것에 의해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나의 감각과 감정, 행동은 다르게 반응하고 나타난다.
실시간 믿음1: 나를 무시하니까?
실시간 믿음2: 지난 번 대응에 기분 나빴나?
실시간 믿음3: 귀찮아서 나중에 하려고?
실시간 믿음4: 아픈가?
실시간 믿음5: 집안에 힘든 일이 생겼나?
역경을 해석하는 내 속의 000
어떤 상황에 대하여 반응하는 결과는 그 상황이기 보다는 상황을 해석하는 (숨겨진) 실시간 믿음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어떤 상황의 역경 때문이 아니라 역경을 해석하는 믿음, 태도, 신념, 사고방식 때문에 힘들다. 하지만 이런 실시간 믿음은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는 확고한 틀인 프레임(frame)으로 만들어져 있어 잘 파악하기 힘들다. 그것은 내 속에 있어 가장 잘 안다고 착각하기 쉽고, 외부적인 상황(원인)이나 결과에 신경을 쓰다보면 내 속에 있는 믿음은 항상 고려해야 하는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더욱 부정적인 결과나 역경 속에서는 파악하기 쉬운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쉽고 즉각적이다. 이렇게 내 속의 실시간 믿음은 원인을 찾고 결과를 해석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주면서도 치외법권처럼 예외로 처리하게 된채 인식의 저편에 숨겨지게 된다.
실시간 믿음을 찾고 대응하는 법
나의 반응을 만들어 내는 실시간 믿음을 찾기 위해서는 원인과 결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전화를 여러 번 무시하는 <원인>으로 나는 무척이나 화가 나고 분노하고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이것을 아주 객관적으로 묘사해야 한다(써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원인과 결과 사이에 존재하는 자신의 실시간 믿음을 찾아 본다. 예를 들면 전화 전화를 반복적으로 받지 않는 것은 의도적이야! 어떤 틈이나 전화를 하지 않는 상황은 극히 드물어! 내가 자기보다 못한 인간인가? 등등 이다. 그리고 그렇게 실시간 믿음을 찾았으면 그 실시간 믿음 외에 다른 상황이 있거나 그 믿음에 대해 하나씩 반박하며 다른 믿음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결과>를 만들었던 기존의 믿음이 그렇게 신빙성이 있다거나, 유용하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그리 유리하지 못하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믿음에 반박하고 자신에게 유리하고 현실적인 믿음으로 바뀌면 <결과>에 해당하는 감정이나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서 뭔가를 선택하여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조절능력은 성숙함의 기준이다. 이렇게 누군가나 혹은 세상이 만들어 준 내 속의 실시간 믿음을 극복하는 주도적인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속에 형성된 생각과 믿음의 틀을 내가 떨어져 바라본다면
실시간 믿음이라는 것은 반복된 경향이 있고 우리가 인식하기도 전에 판단을 내리는 자동화 시스템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해석의 기반이 되는 이런 실시간 믿음은 반드시 자동적 해석의 과정을 거쳐 감정과 행동을 유발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실시간 믿음은 가족, 학교, 직장, 사회생활 전반에서 자신도 모르게 반복적으로 학습되고 누적된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성격으로 인해 반복된 생각과 대응이 누적되어 하나의 틀로 만들어져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쉽게 손대거나 바꾸려고 하면 알수 없는 위기감과 긴장감을 느끼기 쉽다. 자신의 존재을 부정하거나 공격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 천천히 생각하며 찾아야만 확인할 수 있고 스스로 그 믿음의 불합리성을 판단하여, 반박하고, 변경함으로써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렇게 통제감과 조절감을 느끼면 역경은 이전보다 상대하기 훨씬 가벼운 것이 된다(현실적 낙관성이란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 진다). 나의 감정과 행동을 좌지우지하던 내 속의 실시간 믿음을 발견하는 순간, 내 불편한 심사에 타인은 빠지고 내가 주인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동안 세상을 바라보던 색안경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 색안경을 갈아 끼우고 닦고 원하는 컬러를 입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권한이 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이 가능한 일들이 된다. 이때 사람들의 동기는 살아나고 삶은 활력을 더해하게 된다.
이런 일들이 쉽기 않기에 이상적이다고 생각할까? 사실은 현실에 대한 수용력의 문제다.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저항하지 말고 수용하고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그것에 몰두하도록 만들어 준다. 역으로 불필요한 것에 묶여 나의 감정과 행동을 낭비하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자유로운 몸과 마음으로 원하는 것에 빠져들게 한다. 이것이 회복력의 정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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