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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눅진한 브라우니 Nov 22. 2022

Toto

toto 좋아하세요?

toto의 초창기 앨범들

toto의 노래를 언제 처음 들었는지 생각을 해봤다. 물론 라디오에서 들었다. 책상머리 앞에서 공부보다

라디오를 더 많이 들었더랬지. 맨 처음 듣던 프로가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였다.

중학교 1학년이었다. 짝꿍이 별밤 이야기를 하길래 그냥 그러려니 하다가 어느 날부터 밤만 되면 95.9에

주파수를 맞추고 듣게 되었다. 거기서 toto 노래를 들었냐고? 그건 아니었다.

여기서 줄기차게 들었던 팝송은 죠지 마이클의 faith였다. 주말마다 등수를 매겨서 들려주던 곡들 중 한동안 1위를 했더랬다. 사실 그땐 좋은 줄 몰랐다. 이 노래보다 유재하의 지난날이 더 좋았다.

유재하가 1987년 11월에 세상을 떠난 이후 그 여파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그의 노래가

1위 곡으로 선정이 되어 참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지난날을 듣고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듣고 또... 그 입술로 말해 주세요~~~

오랫동안 날 사랑해 왔다고~~ 이 경쾌하고 밝은 노래를 듣곤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마음이 붕 떠다녔다. 점점 가요와 팝을 좋아하기 시작할 무렵에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갈 즈음,

이수만의 팝스 투나잇을 듣게 되었다. 지금의 배철수의 음악캠프 전신이라고나 할까?

여기서 알게 되었던가? 잘 모르겠다. 여하튼 여기서 본격적으로 죠지 마이클의 노래 이외에도

너무나 좋은 곡들이, 그야말로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이 신세계를 알게 되다니.. ㅎㅎㅎ

사춘기 소녀의 뇌리 속에서 끊임없이 울리고 또 울리는 수많은 노래들과의 조우는 그렇게 서서히

인이 박히는 인연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toto는 언제 알았냐고? 솔직히 잘 모르겠다.

추측컨데, 이수만의 팝스 투나잇이 끝나고 1990년 3월부터 시작된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언제인지도 모르게, 자주 나오곤 했던 그들의 노래가 또 뇌리를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울리기 시작했던 것 같았다.

학교에서, 방에서, 주말에 가던 목욕탕에서... 어디서건 울리던 그들의 노래들.

그중 한곡이 africa였다. 아마도 이 노래가 최초의 나의 favorite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버지가 어느 날 태광 오디오를 사들고 오셨다. 크기가 별로 크진 않아서 들고 오실 만 했다.

lp와 카세트 테이프, 라디오를 함께 들을 수 있었던 오디오였다. 그때 사은품으로 갖고 오신 lp가 마돈나의

la lsla bonita가 수록된 것과 진추하의 것이었다.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볼륨을 키우고 들을 순

없었지만 당시 팝과 가요에 빠져 있던 나로선 너무나 좋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내가 틈틈이 시사 영어

테이프에 녹음해 놓은 노래들을 볼륨을 키워서 듣고 또 들었다. 녹음곡 중에 있었던 africa가 왜 그렇게

좋았을까? 그 전에도 좋았지만 음향이 훨씬 나은 기기로 듣는 노래는 2배 이상으로 좋게 느껴졌다.

그 아우라가 내 몸을 휘감는 것 같았다.

africa 이외에도 당시 좋아하던 toto의 노래들이 99, georgy porgy, i won't holdyou back, i'll be over you, rockmaker.... 등이었다. 이 노래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던 그 시간들은 지금도 없어지지 않아서 지금도 시공간을 그 당시로 옮겨다 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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