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레몬 키우기

by 눅진한 브라우니

씨앗을 발아시켜서 키우는 레몬을, 아직은 묘목 수준이지만 볕 좋은 바깥에 놓았더니 잎이 커지고 개수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꾸 웃자라길래 가지를 과감히 쳤다. 잘 크고 있는 아이를 싹둑 자르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렇게 자른 가지를 물컵에 꽂아놓았지만 키울 생각은 없다. 점점 늘어나는 화분들이 부담스럽고, 어차피 열매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마당이 있어서 레몬나무를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윤기가 흐르는 레몬잎 하나에 코를 대니 은은한 향이 났다. 두꺼운 줄기 부분을 접으니 미세하게 레몬향이 더 진하게 올라왔다.
아.. 좋다..... 레몬잎 하나가 이렇게 잔잔한 행복을 주다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시들해졌지만 향기는 여전했다. 낙엽처럼 말라가는 잎을 한번 접고 두 번 접고 또.. 접어가며 필사적으로 코에 들이댔다. 그러다가 다시 펼쳐도 향긋한 내음은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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