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잘 살고 있을 그녀

고마워요

by 눅진한 브라우니

무슨 얘기를 하다가 난 그닥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어요.라고 무심하게 그녀가 얘기를 했다.


위로 언니가 있고 내가 둘째로 태어났어. 언니는 그냥 집에서 낳았는데 할머니가 난 분명 아들일 테니 병원에서 낳아야 한다고.. 그래서 당시 인천에서 제일 좋다던 병원, 지금 길병원 자리에 있던, 거기서 날 낳았는데 또 딸인 거였지. 글쎄 할머니가 날 윗목에 밀어 넣고 엎어놨대잖아?
할머니 살아생전에 그리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어. 우리 엄마가 날 낳고 내리 딸 둘을 더 낳아서 딸 넷 중에 내가 둘째야.

나도 그래. 우린 마지막에 아들.. ㅎ

그 집 아들 참 대단하겠구먼.

그렇지도 않아. 우린 그렇게 엄마가 아들을 밝혀서.. 할머니가 낳으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놈의 아들 아들..
예전엔 이런 일이 참 많았다.
아들 낳느라 덤으로 태어난 딸들...

가끔 욕지기가 올라오곤 했다. 나도 덤인가 싶어서. 그런데 그녀를 만나서 이런 공감대를 형성하니 아,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싶어서 수그러들었다.
참 열심히 살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녀라서.. 더 그렇다. 그따위 것들에 침잠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 나도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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