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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눅진한 브라우니 Apr 08. 2024

노래를 듣다가

봄여름가을겨울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을 들었다.

과연.. 정말 명반이구나.라는 흔한? 생각을 하면서. 이 노래들을 들었던 그때 그 시절이 아련한 나머지 그렇게 더욱 절절한 심정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세상에 딱 하나뿐인 고유명사되었다.
중학생 시절에 듣기에는 가사가 좀 관조적이라고 해야 하나? 당시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라 하기엔 좀 더 나이 든 30대 이후의 취향 같은 노래를 왜 그렇게 좋아했을까?

확 좋아했다기보다 스며들 듯 좋아했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그래 나도 변했으니까... 이 노래를 제일 처음 접했고 이후 듣고 좋았던 건 '내가 가는 길'이란 노래였다. 가사 한 줄 한 줄에 나를 대입하면서 들었다.
중학생이 뭘 안다고.... 이제야 이렇게 꼰대 같은 말을 하게 된다.
중학생도 알 거 다 아는 것 같다. ㅎ

1집 트렉 중에 방황이란 노래를 듣다가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네가 내 곁을 떠나간 뒤에
난 내 모습 찾아서 방황했네.
나 내 모습 지울 길 없어
오늘 내 모습 찾아서 길 떠나네.
나는 날고 싶어라
저 하늘 너머로
더 높이 오르면
내 모습 보일 것 같아
나는 내 그림자 찾는
영원한 나그네요
나는 내 발자국 찾는 끝없는 방랑자요~~~~~

실연 후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숙해져 가는 한 사람이 보이는 가사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저 가사에서 내~~라고 들었던 것이 전부 네~~~ 였다. ㅎㅎ
이런, 듣고 싶은 대로 들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저 가사는 실연 후 나를 향한 처절한 자성이나 나를 탐구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철저히 너를 향한 구구절절한 심정이었던 것인가?
아,, 복잡하네.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사람이 다가왔다가 멀어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닌 건 사실이고, 그럴 때 멀어진 사람에게 집착하기보다 나를 먼저 되돌아봐야 하는 게, (나이가 점점 많아지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 어디선가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나도 웃을 수 있거든.
안녕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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