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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눅진한 브라우니 Aug 15. 2024

자두

자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생각만 해도 신맛이 연상되는, 그런 자두가 아닌, 많이 익어서 물렁거리는 자두였다. 옅은 단맛이 느껴졌다.
후무사 자두라고, 단단하면서 새콤달콤한 것이 먹고 싶었는데 이런 것을 찾기가 쉽지 않다.
후무사, 포모사... 사로 끝나는 자두의 이름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한나가 오래된 고성에 도착하여 알마시를 침대에 누이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운데 용케도 살아남은 나무  한 그루에서 자두 하나를 발견한다.
물렁물렁해서 조금만 힘을 줘도 껍질이 미끌거리며 벗겨지는 자두 하나를, 살살 벗겨서는 과즙을 뚝뚝 흘리며 한 조각 떼어 알마시의 입에 넣어준다. 한나도 맛있게 먹는다.
작은 자두 하나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자두의 생명력이 한나와 알마시에게 퍼져 나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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