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영화 '카트'를 홍보하는 프로를 보면서 거기 나온 중년의 여배우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그들의 삶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걸 보며 왜 저 여배우에게는 대형마트 계약직 캐셔들의 삶이 전혀 몰랐던 삶이었을까 라는 의구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냥 은연중 나온 말이 아닐까? 정말 몰랐을까?
새로운 의구심은 아니고, 내가 오래전 봤던 영화 '연애'에 대한 감상평들을 주욱 읽어 보는데 그중에도 이렇게 사는 여자가 있다니...라는 글을 봤을 때의 그 의구심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연애'의 여주인공은 스무 살 무렵 재수를 하다가 만난 남자와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결혼을 해서 두 아이를 낳고 사는데 남편의 사업실패로 생활고를 겪으며 육아와 병행, 집에서 전화방알바, 액세서리부업등을 하다가 어쩌다 알게 된 이의 제의로 노래방도우미를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을 담은 영화이다. 그녀의 삶이 어떤 이에게 생소하게 여겨진다는 것이 마치 동물원의 동물 구경하듯, 난 절대 아니야...라는 배제감(실드)을 치고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그 불쾌감이 저 위의 중년여배우의 말 한마디로 상기되었다. 마트의 캐셔역할이었을까? 그 역할을 배우답게 몰입해서 열연을 펼쳤을 텐데. 아마도 사전지식을 얻고자 무척 노력도 했을 텐데 뭣도 모르고 말 한마디에 수만 가지 온갖 생각을 하게 되는 내가 이상한 건가?
아, 맞다.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나도 그런 생각했다. 직장생활이란 것, 직장 안에서의 치열한 그 삶을 보며 어떻게 견디나... 그런 생각했었구나... 나도.
세상은 다이내믹 천차만별 가지각색... 다르고 다르고.. 그냥 다를 뿐... 힘이 들건 그렇지 않건 다들 각자 그 안에서 고군분투 적응하려 애쓰며 살아가는 것뿐..... 거기서 얻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그냥, 누구의 말처럼 그저 아프지만 말아라.... 서로 그렇게 격려하고 격려받고 살면 족한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