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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훼 Feb 14. 2017

리디큘러스-두려움을 이기는 주문

해리포터에서 얻은 용기

저는 해리포터를 참 좋아합니다. 크리스마스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해리포터를 꼭 다시보곤 했어요. 뭔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랄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처음 영화로 본건 스무살이 넘었을 때였는데도 동화같은 마법세계에 흠뻑 빠져들어 책과 영화를 기다리며 보낸 시간들이 참 행복했었습니다.


해리포터가 나온지 어언 20여년이 다되어가기에 제가 만나는 아이들은 잘 모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알고 있음에 많이 놀랐습니다. 최근 신비한 동물사전이 영화로 나와 더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이전에도 아이들은 해리포터와 마법세계를 좋아하기에 라포형성을 하는데 자주 나누게 된 주제였습니다. 얼마전에 한 아이는 기숙사 테스를 해봤는데 후플푸프가 나와서 몹시 실망하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신비한 동물사전책을 함께 보며 다양한 마법동물을 상상력을 더해 그림으로 그리기도 했습니다.


두려운 아이

한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무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뒤로 밤마다 그 무서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이 꿈에서 나와 좀처럼 잠을 못이루게 되었다고 했어요. 누구나 그런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때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어릴때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자기전에 꼭 생각이 떠올라서 뒤척뒤척 힘들어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두려움이 하루이틀 잠깐이면 좋을텐데 유난히 오래오래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성향에서 불안이나 예민성이 높다던가 두려움을 함께 나누거나 의지할 대상이 여의치 않을때 더 오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극복주문 "리디큘러스"

아이와 함께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친구인걸 알았기에 마법주문을 알려주었습니다. 상대방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변하는 보가트를 물리치는 리디큘러스 입니다. 주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리디큘러스(Riddikulus) : 보가트(Boggart) 퇴치주문. 즐거움으로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보가트를 웃긴 형상으로 만든다. 주문을 외치는 사람이 보가트를 보고 큰소리로 웃을 수 있다면 보가트는 그 즉시 사라질 것이다. 주문의 목적인 보가트가 덜 무서운 형상을 띄도록 하는 것이다.
보가트(Boggart): 보가트는 형체를 바꿀 수 있는 마법생물로 마주치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형상으로 변한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보가트의 모습이 어떤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마주치는 사람의 두려움이 크면 클수록, 그 사람은 보가트에게 더욱 취약해진다. 보가트는 비존재 생물로서 인간의 감정에 의해 생겨나고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 Pottermore. 번역: 블로거 왈렌비

해리포터_아즈카반의 죄수에서 보가트를 물리치는 장면이 나와서 링크를 걸어두겠습니다. 동영상을 보면 주문사용이 훨씬 이해가 될것입니다. 저도 아이와 함께 동영상을 보며 무서운 대상을 어떻게 웃기게 바꿀지 고민했거든요.

https://youtu.be/doxxfXqpKYA



아이에게 손가락 하나를 내어주세요.

리디큘러스 주문은 꽤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친구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다른 주문들에 대해서 친구들과도 많은 이야길 나누었다고 해요. 사용해서는 안되는 세가지 주문을 저에게 물어보기에 "쉿~! 그건 말하면 안되는 주문이래~"라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친구가 마법주문 만으로 두려움을 극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무서워 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하고 그것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대상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서 끙끙거리다가는 생각도 두려움도 눈덩이처럼 커지기 마련이니까요. 두려워 하는 내 마음을 누군가가 들어주고 힘을 준다면 아이는 두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밤마다 무서워 잠 못드는 아이를 걱정하는 어머니께 알려드렸던 것은 아이에게 손가락 하나를 내어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잠에서 깰때마다 다독여주고 들어주는 것도 하루이틀입니다. 다음날 출근도 해야하고 하루를 고단하게 보낸 부모님으로서는 새벽마다 깨어 칭얼거리는 아이를 돌보는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자연스레 아이를 다그치거나 짜증스러운 말이 나갈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때 아이에게 손가락 하나를 내어주라고 권합니다. 무서운 그 순간에 언제든 아이가 견딜수 있는 의지처 하나가 있으면 되니까요. "앞으로 네가 자다가 또 무서운게 생각나면 가만히 와서 잠이 올때까지 엄마 손가락을 잡고 있어도 좋아." 아마 이 친구도 리디큘러스 라는 마법주문을 써볼새도 없이 엄마의 손가락 하나를 잡은채 편안한 잠에 빠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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