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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훼 Feb 11. 2017

뱁새가 황새 따라하다 가랑이가 찢어진다

2012년 5월 

뱁새가 황새를 만났다.
 
황새라 할것 같으면
수십년도 넘게 걸어온 황새계의 여왕으로서
온갖가지 길을 다양한 자태로 걸어봤기에
그 위엄과 명성은 널리 퍼지고도 남았다
그의 자태는 참으로 명료하고 깔끔했으며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해야하는 뱁새는 어떻게 걸을지 몰라 
황새를 열심히 바라보며 나름 벤치마킹
오호~ 저렇게 하는 것이로구나.
어랏~저렇게 하니 참으로 멋지구나
뱁새는 일단 열심히 봐두기만 했다
걷기위해선 일단 봐야한다! 어흠! 
 
 
열심히 바라보고 주변을 어슬렁 거린 덕에
여왕 황새의 눈길을 받게 되었다
황새는 세상물정 모르고 여리디 여린 뱁새가 눈에 들어와
뱁새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걷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요럴땐 요렇게 하는거야~라고
어휴..그리 마음이 약해 어찌 걸어갈꼬...
 
뱁새는 신세계를 경험하듯 
뭔가 마음만으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황새처럼~
난 황새의 가르침을 받은 뱁새~애
 



드디어
 뱁새도 걸음을 뗄 때가 되었다

아...떨린다.... 
잘 할 수 있을까??
황새는 넉넉하고 푸근한 맘으로 알려준다
내가 도와줄테니 날 믿고 따라와
 
뱁새는 한걸을을 떼었다
아..아.. 그 떨리는 첫걸음이란...
 



뱁새
는 정말 잘 걸을수 있을줄 알았다

다른 욕심은 아니고 그저..
황새한테 들은 풍월이 있기에
정말이지 잘 걷고 싶었다
하지만 뱁새의 다리는 황새의 반의 반의 반의......반도 안됐다.
어흑
뱁새는 어떻게든 걸어보려 했지만..
ㅜㅜ
 
 
가랑이가 찢어질만큼 더 노력해야 하나?
나는 왜 황새의 걸음걸이처럼 우아하고 신통하고 깨끗하지 못하지?
나의 다리는 왜 이리 짧은 것인가???!!!!!
내가 저만큼 걸어가려면 어느세월이 걸릴까나.....ㅜㅜ
 
뱁새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뱁새가 가진 독특함과 특별함은 무엇일까??
뱁새 나름 이쁘게 걸을 수 있었을텐데..
뱁새는 어찌할줄 몰라 헤메이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자신의 다리가 짧음을 쉽게 인정해야 하고
자신이 갈길이 구만리도 더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고
시간이 약이라며 천천히 배워가야 함을 알아야 하고
자신만의 특별함과 독특함이 있음을 기억해내고 그걸 끄집어내야 하고
황새의 가르침과 함께 자신의 가치를 부각시켜
자신있고 내것같은 걸음을 걸어야 한다는
험한 과제들이 있지만

 
뱁새는 일단 생각중이다
아...젠장.
가랭이 찢어지겠다

하고 말이다ㅜㅜ
 
 
 
 
후.우..


2012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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