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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미 Jan 09. 2021

노래가 이렇게 좋은데. 왜 순위에 없지? (1)

2020년 국내 음악 산업 분석

'노래가 이렇게 좋은데 왜 순위권에 없는 거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이라면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만큼 사람들 개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는 분야도 없기에 음악이라는 콘텐츠로 성공을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에는 많은 음악 프로그램과 플랫폼들의 순위들을 통해 그 흥행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사재기와 음원 줄 세우기 등의 많은 문제로 그에 대한 신뢰성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에는 어떻게 노래의 성공을 판단해야 할까.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표한 '2020 음악산업백서'를 바탕으로 현 국내 음악 시장의 구조를 파악하고 현 음악시장에서의 차트 상황을 플랫폼별로 살펴보도록 하자. 그리고 이후에 이를 토대로 음악 시장 내 성공 여부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 읽기 전 주의사항 *

해당 분석은 지극히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차트 분석은 글을 썼던 특정 날짜에 한정 지어 결론지었습니다.


국내 음악의 소비 구조 파악

가장 먼저, 국내 음악을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연령대를 파악해보자.

2020년 음악 콘텐츠 이용 빈도(2020 음악 산업 백서)

음악을 거의 매일 감상하며 이를 일상생활처럼 해오고 있는 연령은 바로 10대, 20대이다.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꽤 높은 비율로 매일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음악 시장을 소비하는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는 문화산업을 주체적으로 소비하는 연령 특징에 따라 음악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음악 감상 시간대 (주중)

이들이 주로 에서 음악을 감상하며 오후 6시에서 오후 8시 이전(주중)에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다. 이는 모든 연령층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또한 모든 연령층에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음악을 소비하고 있었며 주로 유튜브와 멜론을 활용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 방법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유튜브 뮤직과 유튜브 자체 플랫폼은 따로 구분하여 조사되었다)


해당 자료를 정리하자면, 주 소비층인 10대와 20대들은 일정이 끝난 오후 시간에 집에서 유튜브와 멜론을 통해서 음악을 감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음원 발매 시기 또한 이에 맞춰서 오후 6시에 발매되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동영상을 활용한 유튜브 플랫폼으로 주로 음악을 소비함에 따라 노래를 영상과 함께 감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플랫폼별 순위

국내 소비 형태를 파악했다면 각 플랫폼별로 순위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국내 가장 대표적인 음악 플랫폼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멜론'이다.

현재는 사재기와 음원 줄 세우기와 같은 논란으로 해당 사이트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하락하였으나 아직까지 그 영향력은 상당하였다. 하지만 해당 논란을 감안하여 매주 업데이트되는 주간 차트를 이용해 순위를 살펴본다.

멜론 주간차트 순위 (2020.12.28~2021.01.03 기준)

주간 차트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는 건 작년 2020년 12월 18일에 종영한 '쇼미 더 머니 9' 노래들이었다. 해당 프로그램이 10-20대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가와 더불어 관련 음원들도 그에 따라 함께 상당한 관심을 받았기에 상당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처럼 현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의 음악이 해당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취향저격 그녀' 웹툰에 사용된 ost도 상당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2억만 뷰가 넘는 조회수로 웹툰 자체로도 많은 사랑을 받을뿐더러 ost에 산들과 규현, 적재 등을 포함한 인기 가수들이 참여하면서 더욱 화제를 불러일으켜 높은 순위권에 집입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순위를 살펴보았을 때 멜론 차트는 티비 프로그램과 웹툰 등 다른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들이 해당 순위를 결정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이번에는 멜론 다음으로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지니뮤직' 차트를 살펴보자.

지니뮤직 주간차트 순위 (2020.12.28~2021.01.03 기준)

지니뮤직에서는 멜론 뮤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음원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었는데 20년 12월 마지막 주에 앨범을 발매한 허각과 양다일, 10cm을 비롯해 태연과 이하이 등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지니뮤직에서도 '쇼미 더 머니'와 관련한 많은 음원들을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새롭게 발매한 음원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멜론에서는 '장범준'을 제외한 가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다른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경로가 많았지만 지니는 그런 현상이 조금 덜 한 모습이 보였다.



이처럼 음원차트에서 한 번 순위가 정해지면 그 판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였다. 이런 고정적인 순위로 인해 소바자들은 매우 한정적인 가수와 음악만을 제공받게 되며 다양한 노래들을 선택하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 따라 다양성을 상실한 차트는 플랫폼 자체에서도 이용가치를 잃게 된다.

그렇기에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뿐 아니라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뿐이었다. 그리고 사재기와 같은 현상을 부추겨 시장 내에서의 공정성을 흐리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면 조금 더 공신력 있는 '가온차트'의 경우는 어떨까.

가온차트 디지털 주간 순위 (2020.12.27~2021.01.02 기준)

가온차트는 앞선 플랫폼들과 다르게 단순히 스트리밍을 통해서 통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BGM 판매량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있었다. 하지만 해당 순위는 멜론 주간 차트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았는데 이는 앞서 설명했듯이 아직까지 국내 음원 순위에서 멜론이라는 플랫폼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아무리 지니뮤직과 벅스처럼 다른 플랫폼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멜론에서의 순위가 아니라면 비슷하게 해당 차트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보고 음악의 흥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까. 멜론과 지니처럼 음악 전문 플랫폼 말고도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유튜브'를 통해 이를 알아보자.

유튜브 음악 차트 및 통계 (2020.12.25~2020.12.31 기준)

유튜브에서는 단순히 음악만을 듣는 것이 아닌 영상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소비하기에 확실 음악 전문 플랫폼보다는 다른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차트는 음악이라 분류되는 영상들 중에서 국내에서만 소비된 영상들을 나타내고 있다. 즉, 국내 소비자들이 감상한 음악 영상 순위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높은 순위에는 역시나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많은 아이돌들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나훈아, 임영웅 등 고령층에서 사랑받은 가수들의 음악들 또한 순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에스파, 스테이씨와 같은 신인 가수들을 포함해 이날치, 제시 등이 순위권에 집입해 있었는데 이는 단순히 음악성뿐 아니라 화제성이 해당 순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영향으로 아라아나 그란데를 포함해 머라이어와 캐리와 시아 등 많은 겨울 캐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앞선 차트에서 계속해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던 '쇼미 더 머니' 음악들을 순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가장 큰 특징으로 볼 수 있었는데 12월 18일에 프로그램이 종영함에 따라 급격히 해당 순위에서 벗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유튜브 음악 순위는 다른 음악 전문 플랫폼에 비해 더욱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으며 단순히 음악성보단 화제성이 순위에 꽤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특징으로 볼 수 있었다.

 


앞선 분석들을 요약하자면 이러하다.


(1) 국내 음악 주 소비층은 10대 20대에 집중되어 있다.


(2)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주로 스트리밍 서비스이며 유튜브와 멜론에서 해당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3) 플랫폼별로 조금씩 다른 순위가 보이며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다.

 3-1) 멜론의 경우, 순위가 고정적이며 다른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경우가 많다.

 3-2) 지니의 경우, 새로운 음원들이 등장하지만 고정적인  순위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3-3) 유튜브의 경우, 유행에 따라 매우 빠르고 민감하게 변화하며 화제성이 순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 특성에 따라 해당 플랫폼들을 정리하면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찾는다면 '유튜브'를, 새로운 노래를 찾고 싶다면 '지니뮤직'을, 다른 콘텐츠와 연관된 노래를 찾는다면 '멜론'을 이용하기를 추천할 수 있다.


이렇듯 플랫폼별로 다른 특징을 보이기에 특정 하나의 플랫폼만으로 해당 음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기에 해당 음악의 흥행 여부는 단순히 순위 성적이 아닌 그 음악이 가진 특징을 함께 고려하며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흥행의 기준을 조금 더 명확히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노래의 성공 여부에 대한 뒷 이야기는 2부에서 이어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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