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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미 Jan 25. 2021

노래가 이렇게 좋은데. 왜 순위에 없지? (2)

2020년 국내 음악 산업 분석

* 읽기 전 주의사항 *

해당 분석은 지극히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차트 분석은 글을 썼던 특정 날짜에 한정 지어 결론지었습니다.


* 해당 글은 '노래가 이렇게 좋은데. 왜 순위에 없지? (1)'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


이전 글을 정리해보며 내용을 상기시켜 보도록 하자.


(1) 국내 음악 주 소비층은 10대 20대에 집중되어 있다.

(2)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주로 스트리밍 서비스이며 유튜브와 멜론에서 해당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3) 플랫폼별로 조금씩 다른 순위가 보이며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다.

 3-1) 멜론의 경우, 순위가 고정적이며 다른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경우가 많다.

 3-2) 지니의 경우, 새로운 음원들이 등장하지만 고정적인  순위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3-3) 유튜브의 경우, 유행에 따라 매우 빠르고 민감하게 변화하며 화제성이 순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 특성에 따라 해당 플랫폼들을 정리하면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찾는다면 '유튜브'를, 새로운 노래를 찾고 싶다면 '지니뮤직'을, 다른 콘텐츠와 연관된 노래를 찾는다면 '멜론'을 이용하기를 추천하였다.


이렇듯 플랫폼별의 각기 다른 특징으로 순위가 결정되기에 하나의 플랫폼만으로 해당 노래의 성공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는 없었다. 또한, 음원 사재기, 줄 세우기 등과 같은 문제가 여전히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제는 대중 스스로가 노래의 성공 여부를 판별하고 그에 관한 평가를 내려할 때이다.


이 글은 그러한 대중의 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현재 성공한 노래는 무엇이며 그를 판단하기 위한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를 이번 글에서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앞 내용을 바탕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음원들의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아이돌 음악이거나 아이돌이 직접 참여한 음악

(2) 10-20대를 겨냥한 음악

(3) 다른 인기 콘텐츠와 연계된 음악

(4) 화제성이 큰 음악


아이돌 음악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상은 이미 이전부터 많이 나타난 현상이므로 다른 부가적인 설명은 하지 않겠다.

10대 20대를 겨냥한 음악은 아이돌 음악을 제외한 음악으로 현재 주 소비층이 즐겨 찾는 '힙합'과 '발라드'가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쇼미 더 머니'와 같이 다른 콘텐츠와는 연계성 없이 독자적으로 발매한 음원으로 10대와 20대들이 단순히 자주 찾는 장르라는 것이 특징이다. 창모의 'METEOR'가 그 대표적인 노래라 볼 수 있다.

다른 인기 콘텐츠가 연계된 음악은 앞선 글에서 설명했듯이, 인기 경연 프로그램 '쇼미 더 머니'와 웹툰 '취향저격 그녀' 등이 있으며 화제성이 큰 음악으로는 제시의 '눈누난나'와 비의 '나로 바꾸자' 등을 들 수 있다.


이제 이러한 특징을 통해 각기 다른 특징을 포함하고 있는 일부 음악들을 선별하여 노래의 성공 여부를 따져보도록 하며 그 과정 속에서 진정 성공한 노래를 찾아보자.

선정된 노래는 모두 3가지이다.


에스파의 'Black Mamba'
레인의 '나로 바꾸자'
아이유의 '에잇'

 

신인 아이돌 에스파 'Black Mamba'

에스파는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롭게 선보인 걸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았었다. 거기에 'AI 아바타'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노래 또한 빠른 템포의 댄스 곡들로 화려한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를 더해 주 소비층인 10대와 20대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에서는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는 아직까지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지 못한 까닭으로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스테이씨'를 들 수 있다.

에스파 유튜브 공식 뮤직비디오 캡쳐

아이돌 음악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에 대중들이 좋지 못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 중 하나로 음원 줄 세우기를 들 수 있다. 줄 세우기는 해당 가수의 노래들이 모든 순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말하는데 이를 위해 많은 아이돌 팬들이 '무음 스밍'이라는 방식을 자주 활용한다. 무음 스밍이란 말 그대로 노래를 듣지 않은 상태로 해당 음원을 끊임없이 재생시켜 의도적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도록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그렇기에 가수의 팬층이 두텁고 많을수록 해당 가수의 노래는 빠르고 쉽게 높은 음원 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 현재 이러한 방식은 많은 아이돌 팬층 사이에 매우 보편화되어 있으며 새로운 음원이 발매됨과 동시에 동시다발적으로 해당 아이돌의 노래들이 갑작스레 순위에 등장하는 현상은 지금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이돌 음악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더라도 그것이 진정 성공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을 지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노래를 판별하는 과정에서 아이돌 음악을 모두 배제하게 되었다.

하지만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래의 특징을 정리하는데 아이돌 음악이 빠질 수 없다고 판단하여 신인 아이돌을 통해 노래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에스파의 경우로 음원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주 소비층을 겨냥하면서 많은 화제를 일으킨 아이돌이라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없다. 이는 단순히 신인 그룹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닌 꾸준히 노래를 발매하였지만 국내에서 많은 팬층을 보유하지 못한 아이돌 그룹에도 해당된다.  


새롭게 돌아온 레인 '나로 바꾸자'

가수 '비'는 2000년대 초반 가장 전성기를 누렸던 가수로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에 속한 사람들만이 그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뛰어난 노래 실력을 기억하고 있다. 물론 해당 음원을 내기 전, '싹쓰리'를 통해 다시 한번 많은 사랑을 받았을뿐더러 그보다 훨씬 이전에는 '깡'이라는 노래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싹쓰리의 경우 주로 레트로 풍의 노래로 활동했으며 깡은 음악성보단 재미난 퍼포먼스로 관심을 받았기에 주 소비층인 10대와 20대 초반에게 그는 아직까지 춤을 잘 추는 옛날 가수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이번 앨범은 박진영과 '뉴 잭 스윙'이라는 낯선 장르로 활동을 시작했기에 기존 아이돌 음악에 익숙한 그들에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유튜브를 제외한 다른 음악 전문 플랫폼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20 중반과 30대들에게는 상당한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스승과 제자가 함께 작업한다는 사실만으로 음원 발매 전부터 상당한 화제가 되었으며 음원 발매 이후에는 변함없는 그들의 노래와 춤 실력으로 다시 한번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멜론 스트리밍 리포트 '나로 바꾸자' (2021.01.08/2021.01.22 캡쳐)

이러한 현상은 멜론 스트리밍 리포트를 통해서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리포트 내 30대 감상 비율이 다른 노래들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10대보단 30대들이 그의 음악에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비슷한 현상은 박진영이 앞서 발매한 음원 'When we disco'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멜론 스트리밍 리포트 'When We Disco' (2021.01.08 기준)

이 음원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바로 30대들의 감상이 10-20대들에 비해 많은 비중이 차지한다는 이다. 물론 10대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선미'와의 협업과 인기 플랫폼 '틱톡' 활용한 댄스 챌린지로 주 소비층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지만 다소 올드하게 느껴질  있는 디스코라는 장르, 과거  나갔던 옛날 가수 박진영으로는 주 소비층인 그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음악을 정리하면 이와 같다.

 화제성으로 단기간 내에 높은 순위를 차지할  있더라도  소비층의 관심에 벗어나 있다면  순위를 장기간 유지할  없다. 이는 특히 옛날 가수들이 새로운 음원을 발매할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꾸준히 오랜 기간 주목받기 위해서는 10대와 20 초반 연령층의 관심이 필요하는 것을 의미한다.

, 10대와 20대들의 관심사에 벗어난 노래가 대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일은 일시적인 관심일  단순히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해당 노래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없다.  


가수 아이유 '에잇'

해당 음원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아이유를 아이돌로 분류하지 않음을 명시한다. 

아직까지 아이돌이라는 가수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지만 아이유의 경우 하나의 명확한 컨셉을 밀고 활동을 하거나 독특한 팬덤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여 일반적인 아이돌이 아닌 가수로 분류하였다.


앞선 차트 분석에서 아이돌이 아닌 가수의 노래면서 장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음원으로 바로 아이유의 에잇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 가장 유명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슈가와의 협업으로 발매 전부터 상당한 화제를 일으켰었지만 아이유라는 타이틀  자체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에 둘의 협업이 순위권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는 볼 수 없었다. 또한 아이유는 현재 다른 아이돌 못지않게  소비층으로 이뤄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고 있어 사실상 가수 아이유 홀로 얻은 결과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음원은 앞선 두 음원보다 훨씬 이전인 20년 5월에 발매되었지만 음악 전문 플랫폼과 유튜브 차트 모두를 포함해 에서 두 음원보다 훨씬 오랜 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10대와 30대 모두를 아우르는 '대중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순위권 내 음악들과는 다른 해당 음원만의 특징이 바로 10대와 30 모두에게 사랑을 받은 이라는 점이다. 이는 해당 음원의 스트리밍 리포트를 통해서 더욱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멜론 스트리밍 리포트 '에잇' (2021.01.08 기준)

물론 주 감상자가 20대들에게 치중되어 있지만 다른 음원에 비해 두 연령층의 감상 비율이 극단적으로 치우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는 앞서 살펴본 'When we disco'나 'VVS'의 스트리밍과 비교했을 때 이러한 특징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장범준의 '잠이 오질 않네요'를 들 수 있는데 해당 음원 또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으며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멜론 스트리밍 리포트 '잠이 오질 않네요' (2021.01.08 기준)

즉, '에스파'와 '비' 두 가수의 경우 10대나 30대 어느 한쪽만을 위한 노래였다면 아이유와 장범준과 같은 해당 노래는 10대와 30대들 모두가 부담 없이 감상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앞선 두 노래들과 달리 모든 주요 차트에서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멜론 스트리밍 리포트 'When We Disco'/ 멜론 스트리밍 리포트 'VVS' (2021.01.08 기준)

여기서 아이유나 장범준 또한 다른 아이돌 팬들처럼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두 가수 모두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른 아이돌 팬들처럼 무음 스밍과 같은 의도적인 방식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였기에 다른 아이돌 팬층과는 다른 팬층이라 생각하고 분석하였다.


이렇듯 해당 음원을 통해 정리한 내용은 이와 같다.

주 소비층인 10대와 20대들을 기반으로 한 두터운 팬층을 기반으로 하여 30대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오랜 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 즉, 대중성을 인정받는다면 노래는 자연스럽게 오랜 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으며 오늘날, 그 대중성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얼마나 오랜 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하느냐로 결정할 수 있다.


앞선 내용들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주 소비층을 겨냥하면서 많은 화제를 일으킨 아이돌이라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없다. 하지만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의 경우라도 무음 스밍과 같은 의도적인 방법을 이용하기에 아이돌 음악으로 노래의 성공 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

(아이돌 음악은 제외 대상이 된다)


2. 큰 화제성으로 단기간 내에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더라도 주 소비층의 관심에 벗어나 있다면 그 순위를 유지할 수 없다. 즉, 장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싶다면 주 소비층의 관심은 필수적이다.


3. 주 소비층인 10대와 20대들을 기반으로 한 두터운 팬층에 더해 30대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오랜 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 즉, 대중성을 인정받은 음악은 오랜 기간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


4. 노래의 성공 여부는 대중성에 달려 있으며 한 음악의 대중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얼마나 오랜 기간 해당 음원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느냐로 결정할 수 있다.


'대중성'은 과거부터 음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였다. 이미 그 의미가 닳고 닳아 새로운 기준이라 말할 수는 없으나 그 여부가 현재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로 작용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길보드'를 통해 이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으나 현재에는 줄 세우기나 사재기와 같은 편법적인 행위들로 인해 그를 명확히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돌이라는 한 장르가 독점적으로 음악 시장을 장악하면서 그 의미를 더욱 퇴색시켜갔으며 그와 동시에 세대별 취향 차이가 커져가 대중성의 범위는 변화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오늘날 국민 가수 혹은 대중 가요라는 타이틀을 가지더라도 이를 인정하는 연령은 10-30대에 치중되어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분석은 이렇게 변화한 대중성을 확인하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방식을 새롭게 제시하였다. 그와 동시에 오늘날 대중적인 노래란 어떤 노래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이돌 음악을 전적으로 배제하였기에 해당 글의 내용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완성되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한 집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대중들이 즐겨 듣는 노래는 무엇이고 그 노래는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데에서는 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부족한 내용이었지만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해당 글을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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