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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했어요! 드립 커피세트를사기로

낭비할 용기

#나라는_식물을_기워보기로 했다 #김은주_작가


[틈틈이 시간 플렉스 Flex]


시간을 낭비하자.


딱 좋은 온도의 욕조에 몸을 담그고 삼십 분 동안 시간을 낭비하자. 일요일 아침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에 들며 시간을 낭비하자. 손이 느린 카페 주인장의 핸드드립 커피를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자. 내일 녹을 눈사람을 만들며 시간을 낭비하자. 망친 쿠키, 다음의 다시 굽는 쿠키에 시간을 낭비하자. 그렸다 지웠다, 다시 그렸다 지웠다 취미로 그리는 그림에 시간을 낭비하자. 사십 장쯤 찍고 다시 스무 장쯤 더 찍는 셀카에 시간을 낭비하자




드립 커피 기구를 사고 싶다. 몇 달째 고민만 하고 있다. 사용하고 있는 캡슐커피머신도 귀찮아서 잘 사용하지 않는 나로선 드립 커피 기구를 사서 과연 시간을 낭비할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 진지하게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유롭게 커피를 내리며 올라오는 그 커피 향기.. 그 향기를 즐기고 싶은데 나는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을지가 미정이었다.


목차 공부를 하며 만난 책 한 권으로 나는 드립 커피세트를 사기로 결정했다.


손이 느린 카페 주인장의 핸드드립 커피를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자

나는 주말 아침이면 반신욕을 즐긴다. 주로 토요일이지만. 식구들 모두 잠든 시간, 주말 아침 혼자 일어나 한 시간 산책을 하고 돌아와 따끈한 온탕에서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들고 세상 우아한 척하는 그 시간이 참 행복하다. 어느새 나에게 주말 루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남자들은 좋아하지 않는 여자에게 돈과 시간을 쓰지 않는다고 했던가? 남자 여자 할거 없이. 우리는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시간과 돈을 쓴다.


주말 아침 시간을 반신욕을 하며 낭비한다.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이 채워짐을 느낀다. 세상을 다 가진 것도 아닌데 세상이 부럽지 않은 채움. 어디서도 살 수 없는 그 기분을 얻는다. 시간을 낭비하면서. 


다음 달에 살 커피 머신을 이제까지 고민했던 이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좋지 않다고 생각했나 보다. 여유를 찾자!라는 말보다 틈틈이 시간을 플렉스 해보자!라고 생각하니 나는 충분히! 기꺼이! 커피 향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졌다.


목요일 금요일에 일정이 풀!이라 오늘은 나의 시간을 낭비하기로 했다. 느긋하게 일어나며 남편을 안아주고 자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를 위해 말랑 복숭아 하를 깎아 입에 넣어 향기를 느꼈다. 평소에 쓰지 못했던 브런치를 켜고. 빗소리인지 내 타자 소리인지. 타닥타닥.. 참 좋다.


지금 커피 한잔이 있으면 완벽할 것 같아 이 글을 발행하고 커피를 내리러 가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내게 좋은 영감을 준 책을 소개한다. 




목차 공부를 통해 만났던 책이 하나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2836094

목차 하나하나에 정성이 보였다. 

그 정성에 반했고, 작가님의 재치와 센스를 볼 수 있었다.

목차를 먼저 꼼꼼히 보고 책을 봤더니 내가 예상했던 내용인지 아닌지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목차에 대한 리나의 재해석은 블로그에 연재되어 있으니 블로그 글을 참고하시면 되겠다.

https://blog.naver.com/heunsil3166/22245394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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