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물이 아닌 무형의 것을 좋아하는구나
나는 오지랖을 좋아한다. 내가 아는 것을 알려주는 것을 즐기고 사랑한다. 나의 삶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는 나의 아픈 이야기도 기꺼이 꺼내놓고 싶다. 언제부터 이런 마음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의 오지랖이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까 조심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 공개로 시작한 sns는 나의 오지랖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요즘 나의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은 오지랖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로 나를 돕는 일이 좋다. 결혼을 하고 자연스럽게 남편을 먼저 챙겼고 아이가 태어나고는 자연스럽게 아이를 챙겼다. 그 세월이 벌써 10년. 작년부터 나를 돕는 삶을 살기 시작했으니 만 8년을 남만 도우며 살았었다. 나를 돕기 시작하면서 남도 제대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동안은 나를 희생한 것일 뿐. 그 희생은 아무도 나에게 강요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나에게 시간과 물질을 선물해주며 나를 챙기는 일이 참 좋다.
세 번째로 글 쓰는 것이 좋다.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은 괴롭지만 글을 쓴다는 것. 결국 첫 번째와 같다. 내 생각을 나누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글로 내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은 매력적이다. 내 책이 나오고 서점에 진열된 것만 봐도 행복하고 벅차다. 나의 글들이 남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기쁘다.
네 번째는 '가족'이다. 부족한 두 남녀가 만나서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아낸지 10년. 그 사이 그 남자도 그 여자도 많이 성장했다. 아직도 미완성. 성장 중.이지만 이제는 기름칠이 잘 된 문처럼 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졌다. <무미건조>하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한 번씩 페인트 칠만 잘해주면 꽤 볼만한 커플이 아닐까 싶다.
다섯 번째는 '정리정돈'이다. 결혼을 하고 내 살림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된 정리와 정돈! 타고났나? 싶게 정리정돈을 잘하는 편이었다. 육아보다 살림이 좋았으니.. 나는 모두가 그런 줄 알았는데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다. 알맞은 장소에 알맞은 물건들이 정리되어 있는 모습을 보자면 행복해진다. 이런 나의 장점을 잘 녹여서 시스템을 만들어 알려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꼽아보자면, 돈이 좋다. 돈이 좋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닫고 동경했어야 했는데. 돈이 없던 그 시절. 돈을 좋아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 돈을 좋아하고부터는 돈도 나를 좋아하는 것을 느낀다. 내가 더 적극적으로 사랑할게! 사랑해 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