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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리릭 Feb 28. 2022

코로나가 쓸고 간 자리에도 대기록의 꽃은 피었습니다!

+ 여자배구 V리그 2022년 2월 4주 리뷰

 신기록이란 것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V리그 여자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인 14연승을 만들었던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 경기만 이기면 15연승 신기록을 세울 수 있지만, 상대는 이번 시즌 유일하게 패배를 안겨줬던 한국도로공사였죠.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현대건설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거죠. 확진자는 3명으로 늘어나면서 집단 감염 우려 가능성이 제기됐고, 현대건설은 한국배구연맹(KOVO)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경기 시작 4시간 전에 경기가 연기됐고, 김천체육관으로 출발한 현대건설 선수단의 버스는 급하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위 내용이 지난 2월 9일(수)의 일입니다.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의 경기 연기 결정 이후 각 구단마다 확진자가 속출했습니다. 리그 정상 운영 기준인 12명의 선수 엔트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구단이 많아지면서 결국 리그 일시 중단이 결정됐습니다.

 10일간의 리그 중단 끝에 2월 21일(월)부터 경기가 재개됐습니다. 다행히 그 이후 코로나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언제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드디어 대기록을 완성하는 현대건설입니다!


 현대건설이 우여곡절 끝에 V리그 여자부 최다연승인 15연승을 달성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15연승 신기록의 달성 상대도 한국도로공사에서 IBK기업은행으로 바뀌었죠. 최근 5연승을 질주하며 기세가 한껏 오른 IBK기업은행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한 시즌 중단으로 그 기세가 한풀 가라앉아 버렸고, 결국 현대건설에게 대기록을 허락했습니다.

 

15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든 현대건설 선수들 /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페이스북


 현대건설은 위대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최다 연승 기록뿐만 아니라 단일 시즌 최다승, 최다 승점 등 많은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었죠.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양효진 선수를 중심으로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 없이 모든 선수들이 활약하며 만든 기록입니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팀이 어떻게 한 시즌만에 역사에 남을 무적의 팀으로 바뀔 수 있었는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페이스북


 하지만... 일상을 파괴한 코로나는 V리그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대기록을 만들고 있던 현대건설도 코로나의 피해자가 됐습니다. 코로나로 연기된 경기를 해야 했던 현대건설은 4일 동안 무려 3경기를 치렀습니다. 22일 IBK기업은행(수원체육관), 23일 한국도로공사(김천실내체육관), 25일 KGC인삼공사(대전충무체육관). 현대건설은 이렇게 이동거리마저 긴 경기를 쉴 틈 없이 해야 했습니다. 첫 경기를 승리하며 대기록은 작성했으나 이후 2경기를 내리 패하며 시즌 첫 연패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서 있는 저도 허리가 아프다"며 작전타임 때 너무 힘든 선수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없었다, 그저 안타까운 상황이다 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어느새 5위로 점프한 IBK기업은행!


 견고해 보였던 순위표에 오랜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을 6위로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습니다. IBK기업은행은 5연승 후 현대건설에게 1패를 당했지만, 흥국생명을 잡으며 5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예전에는 한 번 이기는 것이 정말 어려워 보였는데, 어느새 10승을 달성했습니다.


환한 표정으로 10승 달성 인증샷을 찍는 IBK기업은행 선수들 / 이미지 출처 : IBK기업은행 배구단 페이스북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잖아요. 실력이 없어서 못 이겼던 것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일들로 선수들이 하나 되지 못했을 뿐이었죠. IBK기업은행은 새로운 세터, 새로운 감독과 함께 보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일찍부터 이렇게 했으면...이라는 아쉬움은 당연히 있지만, 열정과 투지로 가득 찬 새로운 IBK기업은행을 보면 흐뭇합니다. 벌써부터 IBK기업은행의 다음 시즌이 기대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여자배구 V리그 현재까지 순위 / 이미지 출처 : KOVO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


 여전히 현대건설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2연패를 당하며 아직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지 못했습니다. 3위 GS칼텍스도 끈질기게 한국도로공사를 쫓아가고 있습니다. 4위 KGC인삼공사도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1,2세트를 내주고 3,4,5세트를 따내는 '리버스 스윕'에 성공하면서 봄 배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은 승점이 같은 5위와 6위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죠.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게 프로니까요! 정규리그 종료까지 팀별로 6,7경기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투지 넘치는 멋진 경기를 기대해 봅니다!



매일매일이 치열해집니다!


 코로나로 경기 일정이 변경되면서 몇 가지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먼저 월요일에도 경기가 열립니다. 봄 배구를 정해진 일정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시즌 막바지에 경기가 촘촘히 있다 보니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현대건설은 선수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15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했습니다. 경험상 마스크를 장시간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선수들은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뛰고 있습니다. 가뿐 숨을 밖으로 마음껏 내뱉지 못하고 마스크 속에서 쉬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는지요. 현대건설 양효진 선수는 마스크 때문에 다른 선수들과 의사소통이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이래저래 선수들은 매우 지치고 힘든 상황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하는 현대건설 선수들 /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페이스북


 3월 1일 화요일,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열립니다. 현대건설이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얻으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습니다. 현대건설이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 준 수원 홈 팬들 앞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한국도로공사가 마지막 대역전의 꿈을 이어갈지 그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P.S. 코로나가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리그 일정입니다. 앞으로는 확진자 발생 없이, 그리고 무리한 일정 속에 부디 부상자 없이 시즌을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팬으로서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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