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리릭 Jan 18. 2022

기록은 전설을 만들고, 전설은 다시 기록을 만듭니다!

+ 여자배구 V리그 2022년 1월 2주 리뷰

  배구에서 주로 주목받는 포지션은 아무래도 스파이크를 때리는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스파이크를 위해서는 수비가 필요하죠. 리시브나 디그가 없다면 공격은 불가능합니다. 공격의 기본은 수비인 거죠.


  배구에는 리베로라는 포지션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자유인'이라는 뜻으로, 수비 전문 선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상대의 서브와 강한 스파이크를 잘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과 수비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이 이 포지션을 맡습니다.  

 리베로는 공격은 하지 못하고 수비만 하기 때문에 주목받기 어려운 포지션일 수 있습니다. 리베로는 다른 선수들과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착용합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눈에 띄기 쉬운 포지션인 거죠. 


 상대가 강스파이크를 때렸을 때, 그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디그를 해내는 선수가 다른 색깔의 유니폼을 입은 리베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디그를 1만 번이 넘게 한 대한민국 유일한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여자배구 리베로의 전설, 김해란 선수입니다.




1만 디그의 신화를 만들다!


 흥국생명의 리베로 김해란 선수가 V리그 최초로 1 만 디그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참고로 디그는 배구 경기에서 상대 팀의 스파이크(spike)나 백어택(back attack)을 받아내는 리시브를 말합니다.) 상대의 강한 공격을 무려 1만 번 넘게 받아낸 것입니다. 김해란 선수가 1만 번의 디그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훈련하고, 넘어지고, 쓰러졌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디그 성공 10,000개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김해란 선수 / 이미지 출처 : 흥국생명 배구단 인스타그램


 1만 개의 디그는 남녀를 통틀어 V리그 최초의 기록입니다. 여자부에서는 이번 시즌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의 임명옥 선수가 8982개로 2위입니다. 이미 은퇴한 남지연 선수가 6529개로 3위를 기록하고 있죠.


 남자부와 비교하면 이 기록은 더 대단합니다. 남자부 1위는 현대캐피탈 여오현 선수입니다. 여오현 선수가 기록한 디그가 5121개입니다. 물론 남녀 배구의 차이가 있어서 단순한 숫자로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김해란 선수의 1만 디그라는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예전 글에서도 잠깐 설명한 적이 있지만, 김해란 선수는 출산을 위해 은퇴를 선언했었습니다. 그리고 출산 후에 다시 코트에 복귀했죠.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면서 말이죠. 

 이번 시즌 부상 때문에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들도 이런 김해란 선수에게 올스타 투표를 했고, 이번에 통산 14번째 올스타에 선정되었습니다. 네, 4번째가 아닌 무려 14번째입니다.


 김해란 선수는 이미 충분히 자랑스러운 엄마이자, 최고의 선수입니다.


 앞으로도 부상 없이 오랫동안 멋진 디그를 보여주는 김해란 선수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나라에 세계 1위 배구선수가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구기 스포츠에서 세계 1위를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우리나라 선수가 해냈습니다. 바로 김연경 선수입니다!


 김연경 선수가 2021년 전 세계 최고의 여자 배구 선수에 선정됐습니다.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운영하는 '발리볼 월드'가 2021년 남녀 부문 각각 12명씩 베스트 플레이어를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김연경 선수가 여자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김연경 인스타그램

 

 본인의 마지막 올림픽에 모든 것을 바쳐 우리나라에게 4강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겨준 김연경 선수를 국제배구연맹이 인정한 것입니다. 그것도 세계 NO.1으로 말이죠. 도쿄올림픽 감동의 순간이 다시 한번 가슴에 차오르는 뿌듯한 소식입니다.


 네, 우리나라는 김연경 보유국입니다!



드디어 첫 승을 거둔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IBK기업은행이 지난 15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 승리로 8연패를 끊었고, 새롭게 부임한 김호철 감독은 드디어 첫 승을 하게 됐습니다. 선수들은 서로 안아주며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원래 호통 감독으로 유명한 김호철 감독도 이 날은 환하게 웃으며 여자부 감독 데뷔 첫 승을 만끽했습니다.


드디어 환하게 웃는 김호철 감독과 선수들 / 이미지 출처 : IBK기업은행 배구단 인스타그램


 세터인 김하경 선수는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 선수 사태로 팀은 엉망이 되었고, 그 세터 자리를 맡게 된 김하경 선수입니다. 감독도 바뀌고, 외국인 선수도 바뀌면서 팀 내 분위기는 혼란스러웠겠죠. 볼 배급을 하고 선수들을 조율해야 하는 세터라는 포지션에서 김하경 선수는 힘들었을 겁니다. 게다가 '컴퓨터 세터'로 불렸던 김호철 감독이 새롭게 오면서 더 혹독하게 훈련했겠죠.


 하지만 김하경 선수는 땀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이 승리가 더 값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두 자리 연승을 한 시즌에 2번이나 한 팀이 나왔습니다!


 현대건설이 V리그 최초 기록을 작성했습니다. 바로 한 시즌에 두 자릿수 연승을 두 차례나 달성한 겁니다. 현대건설은 개막과 함께 12연승을 질주하다가 한국도로공사에게 패배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지금까지 한 번도 지지 않으며 10연승을 만들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승리할 때마다 승리 숫자를 등번호로 한 선수를 주인공으로 해서 승리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20번 전하리 선수를 마지막으로 모든 선수가 승리할 때마다 한 번씩 주인공이 된 거죠.

 21승은 2명의 선수가 함께 사진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22승을 하면 어떻게 하지? 등번호 2번은 1명뿐인데... 정답은 아래 두 번째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등번호 2번이 아닌 선수가 2번인 것처럼 하고 있습니다~.


21승부터는 2명이 함께 주인공! /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인스타그램


진짜 등번호 2번은 누구?! / 이미지 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인스타그램


 V리그 여자부 최다승과 최다 승점은 2012-2013 시즌 기업은행이 기록한 25승 5패, 승점 73점입니다. 현재 22승 1패, 승점 65점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이변이 없는 한 이 기록을 깰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번 시즌부터 페퍼저축은행의 합류로 팀당 30 경기에서 36경기로 경기수가 늘어났습니다. 이제 현대건설에게 남은 경기는 13경기입니다. 현대건설이 마지막 경기까지 몇 승, 아니 최종 몇 패를 할지 궁금해집니다.



3년 만에 별들이 모입니다!


 이번 주 일요일(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립니다. 이번 올스타전은 무려 3년 만에 열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2시즌 동안 올스타전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드디어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의 홈구장인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별들의 잔치가 열립니다.


 3년 만에 열리는 만큼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팬들의 소원을 사전 접수하여 현장에서 선수들이 들어주는 '소원을 말해봐!' 이벤트가 개인적으로 큰 기대가 됩니다. 재밌고, 엉뚱한 팬들의 소원을 선수들이 어떻게 잘 들어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3년 만에 열리는 만큼, 치열했던 승부에서 잠시 벗어나 오랜만에 팬들과 함께 신나고 즐거운 올스타전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디오 판독. 자진신고제를 도입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