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언제나 후회할 짓을 하기 마련이다. 다만, 그것이 바로 잊히느냐, 잊히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녀의 손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자마자, 나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이뤄진 수 차례의 상처가, 내 눈앞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러니까 그만해요."
"정말 미안해요. 내가 그것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알겠으니까, 이건 내가 치료할게요. 그만 가봐요."
나는 괜찮다는 그녀의 손을, 내 나름대로 치료해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아파했고, 나는 적당한 치료를 끝낸 채, 물러서있었다.
그 후로, 나는, 그리고 그녀는 당분간 말이 없었다.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 손을 보니, 내가 염치가 없었다. 하지만, 먼저 다가와 준 것은 그녀 바로 자신이었다.
"앞으론 다신 그러지 말아요. 당신은, 충분히 그러지 않을 수도 있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다시는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할게요."
잊을 수 없는 그 날. 나는, 그녀에게 상처를 줄까, 그날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