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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잇 Sep 18. 2016

후회

사람이라면, 언제나 후회할 짓을 하기 마련이다. 다만, 그것이 바로 잊히느냐, 잊히지 않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녀의 손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자마자, 나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이뤄진 수 차례의 상처가, 내 눈앞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러니까 그만해요."

    "정말 미안해요. 내가 그것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알겠으니까, 이건 내가 치료할게요. 그만 가봐요."


나는 괜찮다는 그녀의 손을, 내 나름대로 치료해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아파했고, 나는 적당한 치료를 끝낸 채, 물러서있었다.


그 후로, 나는, 그리고 그녀는 당분간 말이 없었다.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 손을 보니, 내가 염치가 없었다. 하지만, 먼저 다가와 준 것은 그녀 바로 자신이었다.


    "앞으론 다신 그러지 말아요. 당신은, 충분히 그러지 않을 수도 있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다시는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할게요."


잊을 수 없는 그 날. 나는, 그녀에게 상처를 줄까, 그날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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