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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원 Nov 16. 2022

스피노자의 필연성을 인정함으로써 얻는 행복

스피노자 에티카 1부 후반부를 읽고나서 (1)

1장 : 주 교재 분석

이번 정리 16 ~ 정리 30까지의 핵심 포인트를 몇 개 집어보자면, 우선 첫 번째로 ‘필연성’, 두 번째로, ‘지성’ 세 번째로 ‘양태’, 마지막으로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1. 필연성

필연성을 언급하는 스피노자의 정리는 정리 16, 정리 23, 정리 26, 정리 29가 있다.

정리 16. 신적 본성의 필연성으로부터 무한히 많은 사물들이 무한히 많은 방식으로 따라 나온다. 다시 말해, 무한 지성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따라 나온다.

정리 23.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무한한 양태는 모두 다음 둘 중 하나로부터 필연적으로 따라 나와야 했다. 즉, 어떤 신 속성의 절대적 본성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따라 나와야 했거나, 아니면 신 속성의 절대적 본성에서 생겨난 양태 곧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무한한 어떤 매개적 양태를 통해 나와야 했다.

정리 26. 어떤 작용을 하도록 규정된 사물은 신에 의해 필연적으로 이렇게 하도록 규정되었다. 그리고 신에 의해 규정되지 않은 사물은 어떤 작용을 하도록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정리 29. 자연에 우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사물은 모두 신적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 일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작용을 하도록 규정되었다.

스피노자는 그가 설정한 ‘신’이라는 무한한 실재는 그 자체로 필연성 또한 지니고 있으며, 신으로부터 따라 나오는 양태들 또한 필연성과 무한함으로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에 따라 <정리 29>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자연의 모든 현상은 그가 생각하기에 우연이 아니라 신적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 일정한 방식으로 작동을 한다.

2. 지성

지성을 언급하는 스피노자의 정리는 정리 16 , 정리 30이 있다.

정리 16. 신적 본성의 필연성으로부터 무한히 많은 사물들이 무한히 많은 방식으로 따라 나온다. 다시 말해, 무한 지성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따라 나온다.

정리 30. 현실적 지성은 유한한 것이든 무한한 것이든 상관없이, 신속성과 신의 변용만을 파악하며 이 외엔 아무것도 파악하지 않는다. 

스피노자는 지성이라는 말을 종종 사용한다. <정리 16>에서 사용하는 무한 지성이라는 것은 신의 지성을 의미하는 듯 하다. 그에 따르면 지성은 주어진 정의, 사물의 본질로부터 필연적으로 따라 나오는 많은 특성을 추론하며, 사물의 정의가 더 많은 실재성을 표현할수록 더 많은 특성을 추론해내는 역할을 한다. 정리 30에 나오는 현실적 지성은 인간의 지성을 의미하는 듯 하다. 그 이유는 정리 31에서 추가적으로 해당 지성을 욕구, 사랑등과 같은 사유의 어떤 양태로 이해한다고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3. 양태

양태를 언급하는 스피노자의 정리는 정리 22, 정리 23이 있다.

정리 22. 신은 어떤 속성이 그 속성 아래에서 어떤 양태로 변용되었고 동시에 그 양태가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무한하다면, 그 양태로 변용된 어떤 속성으로부터 따라 나오는 것은 모두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무한하다.

정리 23.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무한한 양태는 모두 다음 둘 중 하나로부터 필연적으로 따라 나와야 했다. 즉, 어떤 신 속성의 절대적 본성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따라 나와야 했거나, 아니면 신 속성의 절대적 본성에서 생겨난 양태 곧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무한한 어떤 매개적 양태를 통해 나와야 했다.

스피노자는 양태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데, 그에 따르면 양태란 신의 무한하고 필연적인 속성아래에서 변용된 무엇이며, 변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 안에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필연적이고 무한하다. 또한, 양태는 직접적으로 신의 속성으로부터 나올 수 있지만, 다른 무한한 양태로부터 매개하여 나타날 수도 있다.

4. 본질

본질을 이야기하는 스피노자의 정리는 정리 20, 정리 24, 정리 25가 있다.

정리 20. 신의 존재와 신의 본질은 하나이자 같은 것이다.

정리 24. 신에 의해 산출된 사물의 본질은 ‘존재하는 것’을 함축하지 않는다.

정리 25. 신은 사물의 존재의 작용원인일 뿐만 아니라 그 본질의 작용원인이기도 하다.

스피노자의 신은 말그대로 모든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함’도 지니고 있고, ‘존재’도 지니고 있고, ‘본질’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존재와 본질이 하나라고 본 것이라고 추측이 되지만,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또한, 신의 본성과 본질의 차이는 무엇인지도 의문점이 남는다.


2장. 윤리학의 활용

앞서서 정리 16 ~ 정리 30 까지 주교재를 분석하면서, 키워드 중심으로 필연성, 지성, 양태, 본질에 대해서 다루어보았다. 2장인 윤리학의 활용에서 이 주제들을 모두 다루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고 난잡해질거같아 하나만 다루려고 한다.

특히, 가장 스피노자가 언급을 많이 했고, 나 또한 관심이 많은 ‘필연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스피노자가 말하는 필연성이 도대체 무슨 필연성인지부터 이야기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연성은 우연성의 반대개념으로, <그 이외일 수 없다>를 의미한다. 필연성에도 그 용어의 사용에 따라 종류가 있다. 필연성은 크게 논리적 필연성, 형이상학적 필연성, 사실적 필연성, 도덕적 필연성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1. 논리적 필연성 : 논리적 필연성의 경우 흔히 논리학에서 사용되는 A->B의 필연성으로, 논리적으로 어떤 명제에 관하여 그것과 모순되는 명제가 모순을 포함하든가 성립할 수 없는 경우 그 명제는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2, 형이상학적 필연성: 형이상학적 필연성은 어떠한 존재가 그것 이외의 다른 어떠한 원인 내지 조건에도 의존하지 않는 경우 그것을 형이상학적 필연성이라고 불린다.

3. 사실적(객관적) 필연성 : 사실적 필연성은 자연 및 사회의 사실의 세계에서 객관적으로 성립하는 필연성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는 인과관계에 의거한다. 

4. 도덕적 필연성 : 도덕적 필연성은 말그대로 도덕법칙이 개인에 대해 시키는 필연적인 것들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스피노자가 언급하는 ‘필연성’은 당연히 2번의 필연성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2번과 3번의 필연성은 서로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필연성에 대해서 자주 언급을 하며, 이는 당연히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로서 신이 작용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위협감을 느끼게 한다. 예컨대, 우리에게 익숙한 기독교에서는 인간이 신을 위해 존재하며, 신이 인간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를 상당부분 가져간다. 

그러나 스피노자의 신은 오히려 지금까지 내가 느끼기로는, 그러한 기독교적 성격의 필연성과는 맥락이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예컨대 기독교에서와 같이 ‘신은 필연적이기 때문에 인간은 신을 위해 살아야한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신적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 일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컨트롤하는 범위를 벗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파악하고 인정함으로써 삶을 더 행복하게 살아야해’ 라는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불교의 해탈쪽에 가까운 필연성이 아닐까.


3장. 실천연습 : 자기 삶의 규칙 만들기

최근에 직장생활 꿀팁을 알려준다고 해서 들은 적이 있다. 그 꿀팁은 ‘나의 손을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되면 혼자 끙끙앓지 말고, 그냥 윗사람에게 부탁해서 맡겨라.’라는 꿀팁이었다. 해당 이야기와 스피노자의 ‘필연성’이 하고자 하는 말은 나름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세세한 영역에서 인간에게는 나름의 자유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내가 지금 편의점에 가서 바나나우유를 사고 싶다면 당연히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없는 일 또한 (슬프지만)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예컨대 ‘당장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멈추고 싶다.’라는 욕망이 있더라도 그것은 나의 손을 벗어난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스피노자가 ‘신적 필연성’을 언급하면서 하고싶은 이야기는 그러한 상황이 신적 본성의 필연성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포기할건 깔끔하게 포기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이번 주 나의 삶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나의 손을 벗어난 문제는 깔끔하게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3주차 자기 삶의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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