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40분, 예고한 시각 정확히 조경팀이 집앞에 도착했다. 오늘은 가지치기 하는 날.
추위가 조금 풀렸을 무렵, 나 혼자 전지가위 아무데나 휘두르며 싹뚝싹둑 잘랐다가 이게 나 한 사람의 힘으로 될 규모의 일이 아니란 걸 금세 깨달았다. 더구나 선무당 사람 잡는다고,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고 막 쳐내도 되는지, 이렇게 막 잘라도 되는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선 더이상 일을 진행시키는 것보다는 첫 해이니 전문가의 손길을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냈다.
프로는 달랐다. 나는 출근하느라 지켜보진 못했지만 아내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정원 풍경을 사진으로 실시간 전송했다. 전문가들이 역시 다르다, 이분들 너무 열심히 해주신다 감탄 또 감탄하며.
특히 벌목 불가 판정을 받은 은행나무 세 그루는 당시 전지도 힘들다고 했었기 때문에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맨몸으로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 싹 정리해주셨다. 은행나무 세 그루에서 떨어진 낙엽을 쓸고 쓸다 질려버린 나는 앞으로 3,4년은 낙엽 걱정을 한 시름 덜었다는 게 더 크긴 했다.
집채만하게 쌓인 나뭇가지, 줄기들과 언덕 하나는 될만한 낙엽을 트럭 두 대에 싣고 나서야 작업은 끝났다. 사진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작업량이 훨씬 많았다면서도 사장님은 나무 관리하는 요령을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고 쿨하게 떠나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