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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루 Sep 12. 2020

'잘' 쓰고 '못'쓴 글의 기준이 뭐야?

글 쓰는 것을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되어간다. 처음 글을 쓴다고 말했을 때 나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었고 글보다는 그림을 더 많이 그렸었다.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글인지도 몰랐고, 잘 쓴 글이 뭔지도 몰랐다.


글을 처음 썼을 때 나는 '글이란 게 잘 쓰고 못쓰고 가 아니라 그냥 쓰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 욕심이 생긴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책도 여러 권 보기 시작했다. 뒷 내용이 궁금해서 다음날을 계속 기다린 적도 있고, 스쳐가는 일상의 한 부분을 표현한 문장을 보며 감탄도 했다. 그러니 더 글을 잘 쓰고 싶어 졌다. 나도 내 소소한 생각들을 예쁘게 정리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 생각하니 더 더 욕심이 났다.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을 때면 내가 참 경험한 게 없구나 싶다. 나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도, 대단한 도전을 하지도, 더 많이 무언가 알고 있지 도 않은 사람이다. 나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사람. 큰 실패의 경험 없이 잘 먹고, 잘 입고, 잘 지내다 학교에 가고, 대학에 가고, 직장에 갔던 그런 평범한 사람. 그런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것은 또 평범한 생각일 것이다. 그것을 궁금해할 이가 있을까? 내가 느끼는 일상적인 것들을 보고 싶어 할까? 평범한 삶에 꽤 만족하며 살았는데 글을 쓰면서는 '난 왜 재밌는 일을 저지르면서 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많이 빠진다. 멋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잘 쓰는 글이란 무엇일까?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글'이 이제는 제법 어렵게 다가온다. 술술 잘 읽히는 글일까, 생각이 많이 나는 글일까?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설명을 잘해놓은 글일까, 함축적이지만 다양한 상상을 이끌어내는 글일까? 글도 영상처럼 어떤 곳에 어느 단어를 넣느냐에 따라, 어떤 문장들을 어떤 순서로 넣냐에 따라 의미가  참 많이 달라진다. 나도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다른 이에게 기똥차게 편집해서 잘 전달하고 싶다. 또 욕심이 나버렸다.


잘 쓰는 글에 대한 것은 당장에 모르겠다. 사실 글에 잘 쓰고 와 못쓰고의 기준은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기준은 그저 내 욕심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나는 그냥 계속 욕심이 나는 내 글을 자꾸 들여다본다.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과한 지.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읽은걸 또 읽고, 읽고, 읽는다. 그리고 계속 그냥 쓴다. 잘 쓰고 싶어 하며 쓴 글이 나중에는 진짜 내 마음에 들 수 있게... 나는 자꾸 욕심을 낼 것이다.




사진계정 @druphoto_

그림계정 @hey_d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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